CCTV “英보수당 인권위 홍콩 독립활동 취재 도중 제지당해”
가디언 “행사 관계자, 퇴장 요구에 CCTV특파원이 뺨 때렸다”

중국 관영매체인 중앙(CC)TV 특파원이 주재국인 영국에서 열린 홍콩 독립활동 행사장에서 취재 도중 주최 측과 마찰을 빚다가 체포됐다.

2일 중국 국제라디오방송의 온라인판(國際在線·CRI)은 CCTV 영국 특파원인 쿵린린(孔琳琳)이 영국 중부 버밍엄에서 집권 보수당 인권위원회 주최로 열린 홍콩 독립활동 행사에 참석해 취재하던 중 제지를 받았다고 보도했다.

쿵린린은 이날 행사의 질의응답 시간에 홍콩 독립활동과 관련한 자신의 의견을 개진했고, 이 과정에서 정당한 취재활동을 방해받은 뒤 항의하는 과정에서 물리적인 제지를 받았다고 CRI는 전했다.

주영국 중국대사관에 따르면 쿵린린은 현장에서 영국 경찰에 체포됐다가 곧바로 풀려난 것으로 알려졌다.

쿵린린의 소속사인 CCTV는 행사 책임자의 공식 사과와 CCTV 특파원의 언론 자유보장을 위한 영국 당국의 구체적 조치를 촉구하고 나섰다.

CCTV 대변인은 “영국에서 중국 언론인의 합법적인 권리인 언론의 자유를 폭력적으로 침해받는 것은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고 입장을 밝혔다. 

이 대변인은 “CCTV는 이번 사건에 대해 강력히 항의하고, 행사 책임자의 공식적인 사과를 요청한다”면서 “영국 당국은 CCTV 특파원의 언론 자유를 보장하기 위해 구체적인 조치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주영국 중국대사관도 성명을 통해 “주영국 중국대사관의 엄중한 교섭과 여론의 압박으로 영국 경찰은 쿵린린을 곧바로 석방했다”면서 “변호사에 따르면 쿵린린은 ’혐의없음‘으로 풀려났고 그의 행위는 정당했지만, 주최 측은 명백히 실수를 저질렀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영국 일간 가디언 보도와 홍콩의 비정부기구(NGO)인 ‘홍콩워치’가 공개한 영상은 이런 설명들과 다르다.

홍콩워치가 공개한 영상에는 쿵린린이 행사 관계자와 언쟁을 벌이는 모습이 나온다. 이 과정에서 쿵린린이 자신을 제지하는 행사 관계자에게 손을 휘두르는 장면도 등장한다.

쿵린린이 “나에겐 권리가 있다”, “나에게 손대지 마라” 등을 외치며 행사장 바깥에서도 항의를 이어가는 모습도 나온다.

가디언 보도에 따르면 사건은 지난달 30일 버밍엄의 인터내셔널컨벤션센터(ICG)에서 열린 ‘홍콩 내 자유, 법질서, 자치 침식’이라는 행사에서 일어났다.

‘홍콩워치’의 창립자인 베네딕트 로저스가 발언하는 도중 쿵린린이 ‘홍콩을 중국에서 떼어놓으려 한다’고 고성을 지르며 소란을 일으키자 행사를 주재하던 피오나 브루스 보수당 상원의원이 쿵린린에게 나가달라고 요청했다. 

행사에 참여한 에녹 리우는 트위터에 “그에게 다가가 이미 의견도 개진했고 더는 있을 수 없다고 말하려 했다”며 “그를 데리고 나가려 했더니 자신을 침묵시키려 한다고 했다. 그래서 내가 ’아니요. 당신은 나가야만 한다‘고 했다. 갑자기 그가 내 뺨을 때렸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 모습을 본 일부 용감한 남성과 여성이 와서 그를 밖으로 데려가려 했는데 그가 계속 소리를 지르면서 나가기를 거부하더니 난데없이 또 내 뺨을 때렸다”고 덧붙였다.

앞서 중국은 지난달 초에도 스웨덴을 방문한 중국인 관광객이 경찰에 의해 스웨덴의 한 호스텔에서 쫓겨나는 사건이 발생해 스웨덴 당국 및 언론과 갈등을 겪은 바 있다.

당시 스웨덴 주재 중국대사관은 중국인 관광객이 경찰에 의해 끌려나가는 등 푸대접을 받았다며 공식 사과를 요구했으나, 스웨덴 현지매체들은 중국인 관광객이 무리한 행동을 했다고 보도하며 맞대응에 나섰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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