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사회 지원 아직 못미쳐
주민들 생존위해 약탈 나서
경찰 치안유지 노력 역부족
“사망자 1400명 육박” 보도

▲ 인도네시아 술라웨시 섬에 강진과 쓰나미로 최소 1234명이 숨진 가운데 생필품과 의약품 부족에 시달리던 현지 주민들의 분노가 폭발하고 있다. 사진은 지난 2일(현지 시각) 술라웨시 섬 팔루의 한 이재민 수용소에서 당국이 배급하는 생닭을 받기 위해 주민들이 손을 뻗고 있다. AFP=연합뉴스

인도네시아 술라웨시 섬에 강진과 쓰나미가 강타해 최소 1234명이 숨진 가운데 생필품과 의약품 부족에 시달리던 현지 주민들의 분노가 폭발하고 있다. 국제사회의 지원이 아직 본격화되지 않은 가운데 주민들은 생존을 위해 약탈에 나서고 있고, 경찰은 경고사격과 최루탄을 동원해 치안 유지에 안간힘을 쓰는 등 현지 혼란이 좀처럼 가라앉지 않는 분위기다.

현지 주민 부르하누딘 아이드 마세(48)는 “정부와 대통령이 이곳에 왔지만 우리에게 진짜 필요한 것은 음식과 물”이라고 2일(현지시간) AFP 통신에 말했다. 다른 주민 율리아니는 교도통신에 “먹을 것도 마실 것도 없다. 며칠간 못 먹어도 좋지만 우리 아이들에게는 먹을 것이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AFP 통신은 피해 지역에서 의약품을 다 떨어져 가고 있으며, 중장비 부족으로 무너진 건물에 매몰된 주민들의 구조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전했다.

이런 상황에서 식료품을 구하려는 주민들의 가게 약탈이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다. 로이터 통신은 100여명의 주민이 아귀다툼을 벌이며 한 가게를 털어가는 모습을 목격했다고 보도했다. 주민들은 가게의 창문을 깨고 들어가 옷, 담요, 식수, 기저귀 등 각종 생필품을 닥치는 대로 쓸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경찰은 경고사격과 함께 최루탄까지 쏘며 치안 유지에 애쓰고 있다.

지진 발생 직후에는 생존과 직결된다는 이유로 주민의 생필품 약탈을 방관했으나 이제 구호품이 보급됨에 따라 치안 유지가 더 시급해졌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런 가운데 세계 각국도 앞다퉈 피해지역 지원에 나서고 있다. 한국은 인도네시아에 100만 달러(11억 원)의 인도적 지원을 하고 해외긴급구호대의 파견도 검토할 예정이다.

한편 이번 인도네시아 지진 쓰나미로 인한 사망자 수가 1400명에 육박하고 있다고 싱가포르 채널뉴스 아시아 방송이 3일 보도했다. 윌렘 람판길레이 인도네시아 국가재난방지청(BNPB) 청장은 이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지금까지 집계된 사망자 수는 1374명이며, 실종자는 113명”이라고 말했다.

확인된 사망자는 대부분 술라웨시 섬 팔루에서 집계된 것이어서 교통과 통신이 끊긴 지역의 상황이 확인되면 사망자 수가 급증할 것으로 당국은 보고 있다. 방콕·뉴델리=연합뉴스

 

저작권자 © 경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