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박물관 특별기획전
방어진, 파도와 바람이…

▲ 낙화암 개발 관광지 설계도

울산박물관의 특별전 ‘방어진, 파도와 바람이 들려주는 삶의 노래’가 지난 2일 시작됐다.

과거에 국토를 방어하는 최종 보루이자 교역의 장이었다가 근대에는 울산 최대의 어항이었으며 현재는 대한민국 조선 산업의 중심지로 성장한 울산 방어진을 주제로 삼고 있다. 최근 경기 침체로 어려움을 겪는 지역민에게 위로를 전하고, 우리가 몰랐던 방어진의 옛 이야기를 이해하는 시간이 될 것으로 보인다.

▲ 울산민폐소 (초고)

전시는 방어진의 지명 변화에 착안해 ‘방어魚’ ‘방어方魚’ ‘방어진’ 3부로 구성된다.

1부 ‘방어魚, 지키는 것과 나서는 것’은 조선시대까지 방어진의 모습을 소개한다. 조선의 변방이자 국토를 지키는 최종 보루로서 목장과 봉수가 있었던 그야말로 ‘바다 모퉁이’인 방어(防禦)도시 방어진은 동시에 왜관이 설치된 교역의 장이자 바다 밖으로 열린 창으로서 ‘장사를 좋아하는(好商賈)’ 울산민이 집결하던 곳이기도 했다. ‘울산민폐소’ ‘주전봉수대 관련 고문서’(울산광역시 기념물 제3호), ‘신증동국여지승람’ 등을 전시한다.

2부 ‘방어方魚, 빛과 어둠의 양면’은 일제강점기 남방부고(南方富庫)로 불리며 국내 3대 어장으로 성장할 정도로 번성한 지역이었으나, 일제강점기 식민이주도시로서 일본인들이 쌓아올린 거대한 부와 풍요 속에서 식민지 조선 사람들의 한과 고통은 더해갔던 방어진의 명암을 살펴본다. 방어진항 번성기를 보여주는 다양한 사진엽서와 당시 통장, 보험료 영수증 등 울산박물관이 수집한 새로운 자료들이 공개된다.

▲ 방어진항 사진엽서

또 방어진에서 고등어를 잡아 일본의 재벌로 성장했던 나카베 이쿠지로(中部幾次郞·1866~1946)라는 인물도 소개한다. 당시 일본인들은 그의 성공담을 기리고자 방어진에 거대한 공적비를 건립했지만 광복 이후 방어진 주민들이 이 비석을 파괴해 버린 일화도 있다.

3부 ‘방어진, 날개를 달아’는 실로 눈부신 발전을 이룬 방어진의 현대사를 조명한다. 광복으로 일본인과 자본이 갑작스레 빠져나가 무너진 지역경제를 방어진 사람들은 고래잡이를 통해 이겨냈다.

또한 본격적인 경제개발 물결 속에 현대중공업 등이 들어서고 조선, 해양플랜트 등이 발달하면서 방어진은 명실상부한 조선업의 중심지로 성장한다.

전시장 내 브릿지(Bridge) ‘잊혀진 기억, 추억은 되살아나고’에서는 개발을 위해 애써 잊어야 했던 추억을 되돌아본다. 개발로 인해 파괴되는 낙화암을 기억하고 이를 기록화한 자료가 전시된다.

울산박물관 기획, 울산시 동구와 동구문화원 후원. 전시는 2019년 2월24일까지 열린다. 홍영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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