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초청 취소 또는 日 불참 통보 등 형식 놓고 조율 중인 듯
일본이 이달 10~14일 제주민군복합관광미항(제주해군기지)에서 열리는 ‘2018 대한민국 해군 국제관함식’에 해상자위대 함정을 보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정부의 한 소식통은 “일본이 오늘 오전 제주 국제관함식에 해상자위대 함정을 보내지 않는 대신 관함식 행사 중 하나인 서태평양해군심포지엄(WPNS)에 대표단을 파견하는 방안을 제시했다”고 밝혔다.
우리 해군과 일본 해상자위대가 고위급 접촉에서 이런 방안에 공감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해상자위대 함정의 제주 국제관함식 불참 결정이 공식 발표되기까지 불참 형식에 관해 최종 조율이 남은 것으로 전해졌다. 우리 측의 초청 취소로 일본 함정이 불참하는 방식, 우리 측이 불참을 통보하는 방식 등을 놓고 의견 교환을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애초 일본은 제주 국제관함식에 구축함 1척을 파견해 11일 해상사열에도 참여토록 할 예정이었으나, 우리 국민이 거부감을 보이는 욱일기(旭日旗) 게양을 두고 논란이 불거지면서 사실상 불참을 결정했다.
해군은 최근 제주 국제관함식 참가 14개국에 공문을 보내 하이라이트 행사인 해상사열 때 “자국기와 태극기만을 게양해달라”는 간접 화법으로 일본 욱일기 게양 배제를 요구했고, 외교부도 한국 국민감정을 고려하라는 취지를 일본에 전달한 바 있다.
이낙연 국무총리도 지난 1일 국회에서 열린 대정부질문에서 “일본은 욱일기가 한국인들의 마음에 어떤 영향을 줄 것인지 섬세하게 고려해야 한다”며 일본 측에 욱일기 게양 자제를 요청했다.
그러나 일본은 해상자위대 함정의 욱일기 게양은 자국법상 의무라며 우리 측 요청을 사실상 거부했다.
자위대 수장인 가와노 가쓰토시(河野克俊) 통합막료장은 전날 정례 기자회견에서 “해상자위관에게 있어서 자위함기(욱일기)는 자랑이다. 내리고 (관함식에) 갈 일은 절대 없다”며 “자위함기는 법률상, 규칙상 게양하게 돼 있다”고 밝혔다.
최근 교체된 오노데라 이쓰노리(小野寺五典) 전 일본 방위상도 지난달 28일 기자들에게 “자위함기(욱일기) 게양은 국내 법령상 의무다. 유엔해양법 조약에서도 군대 소속 선박의 국적을 표시하는 외부 표식에 해당한다”며 “(제주 국제관함식에 갈 경우도) 당연히 달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 해군은 일본 군함이 욱일기를 달고 제주 국제군함식에 참여하더라도 해상사열 때만 욱일기 없이 자국기와 태극기만 게양하는 방안을 타진하려했지만, 일본 측과 접점을 찾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해상자위대 함정의 욱일기 게양 문제가 외교 마찰로 비화함에 따라 한일 양국은 우호관계를 훼손하지 않는 방향으로 출구 전략을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군의 한 관계자는 “일본이 제주 국제관함식에 함정을 보내지 않더라도 관함식 행사 중 하나인 서태평양해군심포지움에 대표단을 보낸다면 양국 협력관계는 유지되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