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선호 울산 울주군수

군민 여러분. 취임 100일이라고 해서 놀랐습니다. 아침저녁으로 찬 바람이 불어 계절이 바뀌고 있다는 건 알았지만 시간이 이만큼 지났는지 몰랐습니다. 이렇다 하게 한 일 없이 시간만 흐른 게 아닌가 괜스레 서글퍼지기도 합니다. 우리 이웃들이 각자 자신의 자리에서 일하고 공부하는 평범한 일상 속에서 꿈과 희망을 품고 살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군정을 시작했는데 여러분들께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고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하루는 저 혼자 출근하던 길이었습니다. 불법 주차된 차도 보이고 불법 현수막도 보였습니다. 예전이었으면 그냥 지나쳤을 터인데 이제는 보는 것마다 군정과 연결시키게 되니 “그새 공무원이 다 되었구나”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취임 100일이라고 하니 직원이 묻더군요. 스스로 100점 만점에 몇 점이라고 생각하냐고요. 50점이라고 답했습니다.

취임하고 살펴본 울주는 예상보다 더 다양하고 복잡했습니다. 면적도 넓은 데다 도시와 농촌이 함께 있다 보니 복지, 문화체육 분야 등 많은 부분에서 혜택을 누리는 못하는 분들도 계셨습니다. 분야를 막론하고 할 일이 많습니다. 더 부지런히 일해야겠다는 생각도 많이 했습니다. 가끔은 두렵기도 하고 버겁기도 합니다. 머릿속에 방향은 정해져 있는데 생각만큼 속도가 나지 않아 조급증이 나기도 합니다. 성격이 급한 탓이겠지요. 행사 의전 간소화처럼 금세 바꿀 수 있는 일은 빠르게 바꾸려고 합니다. 원칙으로 돌아갈 수 있는 것은 빠르게 실행하겠습니다.

지난 100일 동안 군민들에게 제 귀를 내어드린 일은 참 잘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불편하거나 원하는 바가 있어 저를 찾으시지만 정작 필요한 건 자신의 말에 귀 기울여주는 마음이었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말을 들어 드린 것뿐인데 만족해하시는 모습을 볼 때 보람을 느끼기도 했습니다. 울주군 민선 7기 슬로건은 ‘사람이 희망인 울주’입니다. 노력하면 성공할 수 있고 열심히 살면 행복해질 수 있는 진짜 사람사는 세상을 만들겠다는 제 의지이기도 합니다.

미래는 현재를 사는 사람들의 삶이 모여 만들어지는 것입니다. 평범한 일상을 살아낸 군민들의 삶이 모여 울주의 미래가 만들어지는 겁니다. 군민이 살기 좋은 곳으로 만들고 싶습니다. 사람의 시작은 출산과 육아입니다. 따뜻하고 행복한 복지 도시를 만들겠습니다. 아직 시집 안 간 제 딸이 어느 날 결혼은 겁이 나서 못하겠다고 하더군요. 결혼이 왜 겁이 나냐고 물으니 결혼을 하면 아이를 낳고 육아를 해야 하는데 맡길 사람이 없어 엄두가 안 난다고 말했습니다. 비단 제 딸의 고민만은 아닐 겁니다. 대학 진학부터 취업, 결혼, 육아 어느 하나 쉬운 게 없으니 말입니다.

4년 뒤에는 “울주라면 아이를 키울 만하다, 아이는 울주에서 키워야 한다”는 말을 듣고 싶습니다. 워킹맘들이 가장 선호하는 곳, 울주를 전국에서 가장 아이 키우기 좋은 곳으로 만드는 게 제 꿈입니다. 만들 수 있겠지요? 내년에는 아이 교육예산을 늘리고 유치원 무상급식도 시작하려고 합니다. 아이를 키우는 가정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민선 7기는 저 혼자 만들 수 없습니다. 군민 여러분의 도움이 절실합니다. 저 이선호 뚜벅뚜벅 주민들 속으로 걸어갈 테니 곁에서 끝까지 지켜봐 주시길 바랍니다. 여러분이 만들어주신 민선 7기가 희망으로 가득 찬 미래가 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환절기입니다. 감기 조심하십시오.

이선호 울산 울주군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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