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운동 현충시설 관리 맡은
기념사업회 구성원 대부분 고령
시민·기업이 관리에 적극 나서야

▲ 한국성 울산보훈지청장

지난 9월 하순 울주군 두서면 소재 현충시설인 호국무공수훈자전공비에 대해 현충시설 사랑을 위한 공동협력 협약을 체결하기 위해서 울산두남중고등학교를 방문했다. 학교와 MOU를 체결하는 이유는 대한민국 미래의 동량이 될 세대들에게 현충시설을 알리고 정화 활동을 몸소 실천함으로써 애국선열들의 숭고한 애국정신을 마음과 몸으로 느끼는 계기를 만들어 주기 위함이다.

현충시설이란 국가를 위해 공헌하거나 희생한 분들의 공훈과 그 정신을 기리기 위한 동상, 기념비 및 탑, 기념관, 사당, 생가 등의 시설로 독립운동 및 국가수호 관련 시설로 나뉜다. 현재 현충시설로 지정돼 관리하고 있는 국내 시설은 독립운동 913개소, 국가수호 1206개소 등 총 2119개소이다. 국외의 경우 독립운동사적지는 1005개소이며 중국 464개소(46.1%), 미국 160개소(15.9%)에 이르고 있다. 그 다음으로는 러시아와 일본, 멕시코 등에 일부 분산돼 있고, 6·25전쟁 참전 기념시설물은 346개소로 미국 241개소(69.6%)이며 그 밖에 캐나다, 영국, 프랑스 등에 설치돼 있다.

국내 현충시설은 대부분 지방자치단체, 기념사업회와 문중, 학교, 군부대에서 관리하고 있다. 전체 2119개소 중 49.3%인 1045개소를 지방자치단체에서, 16.4%인 347개소를 기념사업회와 문중에서, 그 외 5.9% 124개소를 학교에서, 6.1% 129개소를 군부대에서 관리하고 있다.

울산지역의 경우 독립운동 13개소, 국가수호 16개소, 총 29개소를 현충시설로 지정·관리하고 있다. 관리주체별로는 지방자치단체 13개소, 기념사업회 11개소, 학교 4개소, 군부대 1개소이다. 관리주체가 학교인 경우는 현충시설이 기리는 대상인 독립유공자와 국가유공자의 모교이기도 하지만 자라나는 후손들의 애국정신 함양을 위해서이기도 하다.

울산지역의 현충시설 29개소 가운데 독립운동 시설물 13개소 중 7개소는 기념사업회에서, 3개소는 지방자치단체에서 관리하고 있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적극적인 지원 등으로 타 지역보다 다소 나은 여건에서 독립운동 현충시설이 관리되고 있다. 특히 울산의 대표적인 독립운동가를 기리는 현충시설인 고헌 박상진 의사의 생가와 외솔 최현배 선생의 기념관은 울산광역시와 중구청에서 아주 모범적으로 관리하고 있다. 또한 박상진 의사와 최현배 선생과 관련한 추모사업을 전개하고, 특히 울산지역 현충시설 중 유일한 기념관인 외솔기념관 활성화 프로그램으로 ‘나도 독립운동가(시즌6)’ ‘광복, 빛을 되찾은 외솔’ 등 다양한 체험활동형 프로그램을 통해 청소년과 일반시민이 함께 하고 있다.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 지원을 받는 민간단체에서 독립과 국가수호 관련, 이처럼 다양한 선양사업을 하고 있으나 이를 더욱 활성화시켜 지역문화와 아울러 현충시설이 관광자원화 되기를 바란다.

독립운동 현충시설을 관리하고 있는 기념사업회의 구성원들은 대부분 독립유공자의 후손들이며 연령은 70~80세 전후의 고령이다. 이로 인해 향후 현충시설 관리에 많은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이런 시설들이 활성화되고 관광자원화 되기 위해서는 시민 스스로 가족과 함께 한번 더 찾아보고, 나아가 후손들에게 아름답게 물려줄 수 있도록 기념사업회 등에도 적극 관심을 가져주시기 바란다.

산업수도 울산의 기업들은 자체 봉사단을 구성해 국가유공자와 보훈가족의 헌신에 보답하는 위안행사를 개최하고 성금지원 등을 하고 있으며, 생계가 곤란한 시민들에게도 후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더불어 울산과 함께 성장한 기업이 지역에 보답하는 실천방안의 하나로 ‘현충시설 가꾸기’에도 앞장서 주기를 당부한다. 그 방안으로 1사 1현충시설 결연으로 기념행사에 참여하거나 주기적으로 주변 정화활동을 실시하며, 국가를 위해 헌신하신 분을 기리고 그분들의 애국정신을 이어받기 위해 건립된 현충시설을 제대로 관리해야 할 때가 온 것 같다. 종전을 넘어 세계평화로 가는 여정에서 다가올 평화와 번영을 자랑스럽게 맞이하기 위해서 역사를 잊지 않는 후손이 되었으면 한다.

한국성 울산보훈지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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