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세홍 사회부 기자

지난 2016년 10월5일. 울산시민들의 뇌리에 태풍 ‘차바’라는 단어가 각인된 날이다. 울산에 막대한 피해를 입힌 그날로부터 2년이 지난 2018년 10월6일. 또다시 가을 태풍이 한반도에 상륙했다. 2년 전 악몽을 되풀이하지 않을까 울산시민들은 노심초사했다.

차바로 인한 피해가 워낙 컸던 탓도 있지만, 당시 태풍의 위력을 몸소 겪었기 때문에 학습효과가 생겼을 것이다. 태화강 둔치와 중구 우정동, 태화시장에는 불어난 물로 자동차가 둥둥 떠다녔고 도시가 쑥대밭이 됐었다. 이번에도 비슷한 경로로 북상한 콩레이가 울산을 덮쳤지만, 당시에 비해 피해가 크지 않은 건 천만다행이다.

차바 당시에는 밀물 시간과 겹쳤었고, 짧은 시간에 많은 양의 비가 내리다보니 피해가 급속도로 늘어났었다. 반면 이번 콩레이 내습때는 밀물 시간과 겹치지 않았고, 비도 이틀에 걸쳐 나눠 내렸다. 이동속도도 빨라 내륙에 머무는 시간이 짧았던 것도 피해가 적었던 원인으로 기상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그렇다해도 문제는 점차 10월에 찾아오는 가을 태풍 빈도가 잦아지고 있다는 데 있다. 기상청의 태풍 통계를 보면 최근 100년동안 10월에 한반도에 상륙한 태풍은 총 8개다. 하지만 최근 5년 사이에 무려 4개가 집중돼 발생했다. 지난 2013년 다나스를 시작으로 2014년 봉퐁, 2016년 차바에 이번 태풍 콩레이가 모두 10월에 발생해 한반도에 영향을 끼쳤다.

기상전문가들은 10월 태풍 발생과 접근의 원인으로 지구온난화를 꼽는다. 기온이 상승하다보니 해수온도도 상승하고 있는데, 이렇게 되면 태풍이 발생하는 해역에 온도가 상승하고 태풍이 발생할 수 있는 조건이 좋아진다. 또 북태평양 고기압 세력도 기온이 상승하고, 태풍 세력이 약화되지 않아 10월과 11월에도 태풍이 한반도 쪽으로 올라올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시간이 지날수록 10월 태풍이 점점 강해지는 것도 걱정해야 할 문제다. 안심해서는 안될 일이다.

앞으로는 가을 태풍 발생 빈도가 더욱 잦아질 가능성이 높다. 철저한 대비와 기존 태풍으로 인한 피해 복구도 신속하고 차질없이 추진돼야 할 것이다. 돌다리는 두들겨볼 수록 안전한 법이다.

정세홍 사회부 기자 aqwe0812@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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