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민 울산시부유식해상풍력사업추진위원장(울산대 산업경영공학부 교수)

▲ 울산시부유식해상풍력발전추진위원장을 맡은 김연민 울산대 교수는 “부유식 풍력발전이 울산의 새로운 블루오션이 될 가능성이 높은 산업”이라며 시민들의 협조를 당부했다. 김도현기자

부유식 해상풍력단지 1GW 조성시 3만5000명 고용 창출
30년간 8000%이상 성장…조선산업 2.7배 부가가치효과
기초구조물 필요 없고 지질조사비 절감…소음 걱정없어
풍속 초당 7.5~8m, 고정식比 효율 높고 어업과 공생 가능
불황속 실직한 조선·해양산업 숙련기술인력 재고용 기대

지난달 19일 울산시는 민선 7기 핵심과제로 추진중인 부유식 해상풍력 사업을 위해 전문가 10명으로 부유식해상풍력사업추진위원회를 구성했다. 공동위원장을 맡은 김연민 울산대 산업경영공학과 교수는 “부유식 풍력발전이 울산의 새로운 블루오션이 될 가능성이 높은 산업”이면서 “울산시민들의 충분한 이해와 협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 교수와 일문일답으로 부유식 해상풍력사업의 장단점과 필요성을 살펴본다.

-왜 부유식 해상풍력발전단지가 필요한가.

“울산의 주력산업인 자동차·조선해양산업의 저조를 극복하기 위한 대안이다. 1GW의 부유식 해상풍력발전 단지를 조성할 때 3만5000명의 고용을 창출할 수 있다. 해상풍력발전은 풍력 부품제조, 기자재, 운송설치, 전력계통(케이블), 운영 및 유지보수, 연구개발, 인증 및 실증, 지원항만 등의 산업을 창출한다. 향후 조선산업과 견줄만한 세계 1위의 부유식 해상풍력발전 산업을 육성하여 수출 산업화가 가능하다. 부유식 해상풍력은 2010년부터 2030년까지 성장 속도가 8037%로 예상된다. 조선산업과 비교하면 2.7배 이상의 부가가치다. 2030년까지 12GW 부유체 생산을 하면 하부구조물 수주물량은 15조원에 육박할 것이다. 고용효과가 높은 재생에너지 사업으로 산업생태계를 변화시킬 수 있다. 또 우리나라의 에너지정책 전환과 관련해 정부 목표인 2030년 신재생에너지 20% 달성에 기여하는 중요한 시설이 된다.”

-부유식 해상풍력발전을 쉽게 설명하면.

“풍력발전은 바람으로 풍력발전기 즉 풍력터빈을 돌리는 것이다. 풍력발전은 육상 풍력발전, 해상 풍력발전이 있다. 해상 풍력발전은 다시 수심이 낮은 연안 가까이에 설치하는 고정식 해상풍력 발전과 50~200m 깊이의 한바다에 설치하는 부유식 해상 풍력발전으로 구분된다. 부유식은 spar(원재) 방식, 반잠수식, 인장계류식으로 나뉘며 부유체가 풍력터빈을 지탱한다. 9.5㎿ 풍력발전기는 날개 길이 80m, 무게 35t, 허브 높이 105m 정도의 대형 구조물이다. 부유식이기에 기초구조물이 필요하지 않고, 지질조사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소음 등 민원으로부터 자유롭다는 것도 장점이다.”

-울산앞바다를 국내 부유식해상풍력발전단지의 첫 대상지로 삼은 이유는.

“울산 앞바다의 대륙붕이 부유식 해상풍력에 적절한 지형이다. 게다가 울산에서 58㎞ 떨어진 동해가스전 부근은 예전에 해양투기 지역으로 ‘해저에 폐기물이 20㎝ 이상 쌓였다’고 한다. 28년간 2949만t의 폐기물을 버려 어로가 어려운 구역이다. 이런 곳에 풍력발전이라는 친환경 재생에너지 단지를 건설하고자 한다. 풍속이 초당 7.5~8m로 연안에 설치하는 고정식보다 발전효율이 훨씬 높다. 울산 동해가스전 부근은 제주도에 버금가는 바람의 속도가 7.5~8m/초인 풍력 자원을 가지고 있다. 송전선로 확보가 쉬우며, 향후 원전 폐로에 대응할 수 있으며, 이미 전력산업에 대한 높은 지역 수용성을 가지고 있다. 향후 자동차 조선·해양조선해양 산업이 저조해도 이를 대체할 산업이 될 수 있다.”

-어획량 감소 등 어민들의 민원에 대한 우려는 없는가.

“부유식 풍력발전이 이미 설치된 일본 나가사키현 고도시에서는 어업과의 공생이 가능했으며 부유체가 어초의 역할을 하여, 어종과 어획이 증가하며 대어장을 형성했다고 한다. 어종은 잿방어, 황조어, 닭새우 등이 늘어났는 것이 확인되었다.

-조선해양산업과는 어떻게 관련이 있는가.

“조선해양 사업과 부유식 풍력발전은 유사한 부분이 많다. 특히 부유체는 용접이 대부분이어서 그간의 숙련 기술로 세계적인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 또 시추선을 설계, 시공한 기술이 있기에 향후 부유체의 설계, 시공으로 손쉽게 사업전환을 할 수 있다. 기왕의 크레인, 야드 등을 부유체 대량 생산에 이용하기 쉽다. 울산은 이미 해양플랜트 제작 능력과 주변 산업 인프라가 잘 갖추어져 있다. 최근 현대중공업이 조선·해양 사업의 부진으로 구조조정을 통해 수만 명의 노동자가 실직하게 되었다. 부유식 해상풍력으로 이런 숙련기술인력을 다시 고용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나라 부유식해상풍력발전의 현주소는.

“울산은 이미 동해가스전 부근에 울산테크노파크, 울산시, 동서발전, 서울대학교, 해양대학교, 울산대학교, 창원대학교가 참여하여 200㎿ 부유식 해상풍력 실증단지를 설계하며 해상풍력 자원의 평가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이외에도 750㎾ 부유식 해상풍력 시험 공장파일럿 플랜트 개발, 5㎿급 부유식 대형시스템 설계기술 개발이 이루어지고 있어 지금 병행 추진되는 민간투자 사업인 대규모 해상풍력발전단지 조성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우리의 기술 수준은 부유체 자체 설계를 아직 하지 못하지만, 시추선 설계 경험을 이용하면 곧 설계가 가능할 것이다. 풍력 터빈은 두산, 유니슨 등이 만들고 있지만, 가격과 품질이 좋지 않다. 현재 대형으로는 지멘스(Simens)가 8.5, 9㎿, GE가 10㎿를 생산하고 있으나 기술이전은 하지 않고 있다. 울산이 부유체 생산 허브가 되면 풍력발전기 회사로부터 OEM 생산이나 합작 투자를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외국에서는 부유식 해상풍력 발전이 성공한 사례가 있는가.

“2017년 영국 스코틀랜드의 하이윈드(Hywind)는 효율이 68%에 이르렀다. 6㎿ 풍력터빈 5기로 이루어진 30㎿ 단지로 실증이 끝나고 상업운전 중이다. 2011년 포르투갈 세투발 (Setubal)은 6~8㎿ 4기, 2013~2016년 후쿠시마는 5.2㎿ 3기, 2015년 사카이 야마는 2㎿ 등으로 경제성이 있으며, 태풍 등에 전혀 문제가 없다는 실증이 이미 끝났다. 이제 세계는 본격적인 상업발전을 시작하려고 하고 있다. 캘리포니아 앞바다에 EnBW와 Trident Winds의 1GW 프로젝트, 하와이 400㎿ 프로젝트, 타이완 타오요완 300~500㎿ 단지가 곧 착공될 것이다.” 최창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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