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폼페이오 방북 성과로 내세워
전문가들 “낡은 양보” 회의적 반응

▲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지난 7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면담을 위해 방북했을 당시 북한 측이 통역과 면담 인원 등을 제한하며 ‘엄격한 통제’에 나섰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폼페이오 장관에게 ‘까다로운 가이드라인’을 전달한 것은 바로 공항으로 영접 나온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 사진은 7일 평양에서 폼페이오 장관이 김정은과 회동장을 향해 함께 걷는 모습으로, 김정은 왼쪽 뒤로 보이는 인물이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 평양 AP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4차 방북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으로부터 ‘풍계리 핵실험장 사찰’ 등을 받아낸 것을 성과로 내세우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회의적인 반응을 보인다고 미국 NBC방송이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NBC방송에 따르면 앤드리아 버거 미들버리 국제학연구소 선임연구원은 풍계리 사찰에 대해 “같은 차를 또 파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북한은 지난 5월 5개국 취재진이 참관한 가운데 풍계리 핵실험장을 폭파했는데, 당시에는 사찰단 참관을 배제했다가 거의 6개월이 지난 후에 같은 제안을 하는 것은 “새로운 돌파구인 것처럼 치장한 낡은 양보일 뿐”이라는 것이다.

그는 특히 풍계리 핵실험장은 이미 북한이 폐쇄했다고 밝힌 곳이라며 “새로운 활동이나 새로운 시설을 조사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핵확산 전문가인 비핀 나랑 매사추세츠공대(MIT) 교수는 트위터 계정에서 “김 위원장이 시계를 불태우기 위해 몇 달 동안 한 번의 허울뿐인 양보를 하는 기술을 숙달했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북한이 경제적 유대관계 구축, 한국과의 평화 선언, 국제적 위상 고양 등 다른 분야에서 진전을 이룰 수 있도록 시간을 버는 데 힘쓰고 있는 것이라고 NBC방송은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풍계리 사찰이 동창리 미사일 엔진실험장, 영변 핵시설 등 다른 핵·미사일 시설 사찰로도 이어질 가능성에 주목했다. 버거 선임연구원은 “북한의 완전한 핵 폐기를 목표로 한다면 매우 오랜 시간을 기다려야 할 수 있지만, 완전한 핵 폐기가 아닌 실현 가능하고 바람직한 것들이 있다”며 핵무기 제한, 핵무기 투명성 제고 등을 그 예로 들었다. 연합뉴스

 

저작권자 © 경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