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석유개발업체서 발주

5130억 규모 원유생산설비

실제 제작까지 1년여 걸려

해양공장 일감부족은 지속

불황탈출 터닝포인트 기대

현대중공업이 4년여만에 해양플랜트 수주에 성공해 끝모르게 추락하고 있는 불황탈출에 터닝포인트가 될지 주목된다.

일감이 다 떨어져 지난 8월부터 해양공장 가동을 중단했던 상황에서 그야말로 ‘가뭄의 단비’가 될 것이란 시각도 나온다.

다만, 설계 등 과정을 거쳐 실제 제작에 착수하려면 1년여를 기다려야 해 해양공장 일감부족 상황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현대중공업은 미국 석유개발 업체인 엘로그 익스플로레이션(LLOG Exploration)이 발주한 반잠수식 원유생산설비(FPS) 1기 공사를 수주했다고 10일 밝혔다. 계약금액은 5130억원이다.

이 프로젝트는 미국 멕시코만에서 추진 중인 원유 개발사업을 위해 반잠수식 원유생산설비(FPS) 1기를 설치하는 공사다.

해당 FPS는 약 1년간의 설계 작업을 거쳐 이르면 내년 8월부터 설비 제작에 들어간다. 현대중공업은 이 FPS를 일괄도급방식(EPC)으로 제작해 오는 2021년 상반기 발주처에 인도할 계획이다.

이번에 수주한 FPS는 해양플랜트의 한 종류지만 수주 금액은 5000억원대로 작은 편이다. 과거 국내 조선사들의 수주했던 해양설비인 부유식원유저장설비(FPSO)들은 통상 수주 가격이 2조~3조원대에 달했다.

현대중공업이 해양플랜트 일감을 따낸 것은 2014년 11월 아랍에미리트(UAE) 나스르(NASR) 원유생산설비를 수주한 이후 47개월 만이다.

지난 8월 나스르 물량이 출항하면서 일감이 바닥나자 해양공장 가동이 중단됐고 유휴인력 2000여명이 발생했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이번에 새롭게 수주한 물량이 생산에 들어가려면 내년 하반기나 돼야 가능하다”며 “해양공장을 정상적으로 재가동하기 위해서는 추가 물량 확보가 필요한 만큼 신규 수주에 더욱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이형중기자 leehj@ksilbo.co.kr

 

저작권자 © 경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