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일보를 시작페이지로 ㆍ 즐겨찾기
전체기사 | 기사모아보기 | 독자투고 | 기사제보 | 알림 | 화촉 | 부고 | 모집 | 자유게시판
오피니언이상목의 암각화 톺아보기
[이상목의 암각화 톺아보기(15)]선사시대 기호를 읽는 로제타스톤, 트랜스이론②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승인 2018.10.11  21:38:16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요즘 네이버 구글 msn 카카오스토리 카카오톡
 
 
▲ 이상목 울산박물관 관장·고고학 박사

천전리 암각화에는 유난히 추상적인 그림들이 많다. 이를 보고 사람들은 저마다 상상의 나래를 펼친다. 동심원을 두고 어떤 이는 동심원을 하늘에서 내리는 비를 상징하는 것이라 하고 또 어떤 이는 태양이라고 한다. 아프리카 산족은 웽웽거리며 날아다니는 벌을 동심원으로 표현한다고 한다.

루이-윌리엄은 이런 추상적인 이미지가 인간의 뇌신경 작용에 관련된 것으로 보았다. 그가 조사했던 산족은 환각에 쉽게 빠지는 체질을 지닌 제사장이 트랜스 상태에서 환자를 치료하고 초자연적인 경험을 바위그림으로 표현한다. 트랜스 상태에서 경험할 수 있는 이미지들은 환각성 약물을 이용한 의학적 실험에서도 동일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과 시대를 초월하는 이미지의 원형을 찾아낸 것이다. 미국 고고학자 휘틀리(David Whitley)는 루이-윌리엄이 제시한 이미지에 더해 파편, 통합, 중복, 병렬, 반복, 회전이란 변형원리를 정리하였다. 선사시대 기호를 읽는 일종의 문법체계라고 할 수 있다.

두 번째 해석의 단계는 광시증 단계에서 본 이미지를 어떤 구체적인 형상으로 인식하는 단계이다. 경험으로 축적된 뇌 정보로 인해 개인이나 문화적 배경에 따라 이미지가 해석되는 것이다. 같은 원(동그라미)이라도 굶주린 상태라면 빵으로, 목이 마르다면 물 항아리로 인식되는 것이다. 마지막 표상이미지 단계에 이르면 소용돌이나 회전하는 터널을 경험한다고 한다. 사각형 또는 격자가 보이는 모니터(monitor) 현상을 지나게 되면, 사람과 동물이 합쳐진 반인반수(半人半獸)처럼 현실에서 존재할 수 없는 초자연적인 이미지를 본다고 한다.

   
▲ 천전리 암각화.

다소 난해하고 복잡해 보이는 이론이지만, 절묘하게도 천전리 암각화에서 모든 단계의 이미지를 볼 수 있다. 첫 번째 광시증 단계에 해당하는 병렬로 변형된 격자무늬①, 두 번째 해석 단계인 뱀으로 형상화된 지그재그 형상②, 세 번째 표상이미지 단계인 네발 달린 동물에 사람머리를 한 반인반수③를 볼 수 있다.

반구대암각화는 선사시대 고래사냥과 해양어로문화를 담고 있는 독특하고도 유일한(unique) 바위그림이지만, 천전리 암각화는 어느 곳에서나 볼 수 있는 이미지의 보편성을 지니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전혀 다른 성격의 바위그림이 반구대를 마주하고 공존한다는 사실은 정말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이상목 울산박물관 관장·고고학 박사

< 저작권자 © 경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요즘 네이버 구글 msn 카카오스토리 뒤로가기 위로가기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로그인
- 의견쓰기는 로그인후에 가능하며,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 / 최대 400byte)
-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 합니다. [운영원칙]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최근인기기사
1
12월, 1월 국내 겨울 여행지 추천! 제주도가볼만한곳 제주시 애월 맛집, 서귀포시 중문 맛집 ‘고집돌우럭’
2
SBS주말드라마 '운명과 분노' 결방, 박항서 감독의 베트남 축구 중계
3
OCN 드라마 ‘프리스트’ 이은샘, 새로운 연기 도전 이번엔 ‘엑소시즘’
4
‘커피야, 부탁해’ 김민영, 촬영 비하인드 컷 공개....긍정 에너지로 현장 분위기 UP
5
tvN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 이승준, 쿨&시크 ...결이 다른 캐릭터 완성
6
소녀주의보, 유튜브 채널 통해 자체예능 ‘소녀주의보TV’ 스페셜 예고편 공개
7
‘계룡선녀전’ 유아름, 서지훈 위로하는 속 깊은 모습 눈길...깨알재미 선사하는 감초 활약
8
블락비 '태일', 새 싱글 ‘잘 있어요’ 몽환적 티저 이미지 공개
9
고층보다 잘나가는 저층, 합리적 가격에 특화설계까지
10
자유한국당, 현역 21명 물갈이…김무성·최경환·홍문종·김용태 포함
신문사소개고충처리인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울산광역시 남구 북부순환도로 17 | Tel 052-220-0515 | Fax 052-224-1030 | 사업자번호 610-81-07906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배정환
등록번호 : 울산,아01105 | 발행인 : (주)경상일보 엄주호 | 편집인 : 엄주호 | 등록날짜 : 2018년 4월 23일
Copyright © 2011 경상일보. All rights reserved. mail to webmaster@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