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청렴 강화로 불신해소에 노력
불안하고 위험한 부패집단 ‘오명’

▲ 이병철 울산시 울주군 서생면

월급쟁이에게 연휴는 반복된 일상에서 벗어나 재충전을 하거나, 그동안 이런저런 핑계로 잊고 지냈던 지인과 함께 일상을 공유할 수 있는 시간이다. 지난 9월 추석연휴에도 고향을 찾아 20년지기 친구들과 저녁모임을 가지면서 그동안의 일상과 과거에 함께 동고동락했던 일들을 자연스럽게 얘기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원자력 공기업에 재직 중인 나를 포함한 친구들의 직업군이 다양(자영업자, 대기업 사원 등)하고 그들에게 유독 내가 부러움의 대상이 되며, 간혹 시기의 눈빛도 느껴진다. 그 이유는 지금 이 시대가 무한경쟁의 시대로 잠시라도 한 눈 팔면 도태되기 쉬우나, 아직까지도 그들에게 공기업은 철밥통으로 인식되어 상대적인 부러움을 느끼는 듯하다. 물론 내가 몸담고 있는 원자력 공기업도 부단한 업무혁신 등을 통해 차별 성과금 시행 등 경쟁체제가 있지만 말이다.

매번 친구들과의 얘깃거리에서 빠지지 않는 단골메뉴는 정치, 경제와 더불어 원자력의 안전성과 원자력계 종사자의 청렴부분이다. 그만큼 그들에게 있어 아직까지도 원자력산업은 막연하게 불안하고, 부패 집단의 대명사인 것이다. 우리는 매스컴을 통해 그동안 많은 원자력의 부정적인 정보를 학습 및 확인했다.

안전성 관련 대표적인 사건이 바로 지금으로부터 6년이 지났지만 2011년 3월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가 있다. 당시 모든 지상파 방송에서 실시간으로 일본 원전 사고현장을 보도했기에 아직도 기억에서 생생하다. 그러기에 지인들이 느끼기에 일본과 같은 선진국에서도 원전사고가 나는데 한국은 어떤가 생각하면 불안한 것이다.

물론 그간의 우리나라 원자력계가 후쿠시마 원전사고를 반면교사(反面敎師)로 삼아 후속조치를 충실히 이행했음에도 기술적인 내용이 많아 쉽게 설명하지 못한 불찰과 언론 입장에서 작금의 탈원전 기조와 맞물려 원자력계의 그간의 안전대책 노력이 매력적인 기사거리가 되지 않기에 언론에 많이 노출되지 않아 국민 입장에서는 아직도 불안한 듯하다. 최근의 대진침대 라돈 방사능 검출사건을 보면 그 양이 미미하여도 대다수 국민들의 방사능에 대한 공포를 극명하게 나타내고 있는 것이다.

아직까지도 일부에서는 원자력계를 핵피아(핵발전소+마피아)로 말할 때가 가끔 있다. 이 또한 최근 10여년 납품비리 사건, 고리 발전소 정지관련 보고 은폐사건과 이전 최고경영자의 부패관련 구속사건 등이 매스컴을 통해 전파되어 국민들에게 원자력=부패집단으로 인식하게 한 결정적인 사건일 것이다. 사실 상기 부패사건을 계기로 현재는 환골탈태(換骨奪胎)하여 공기업 중 원자력만큼 깨끗한 조직이 있을까 싶을 정도로 변했다.

그간의 잘못된 관행(금품수수, 인사청탁 등)을 타파하고자 사내외 청렴교육과 비리직원에 대한 원-스트라이크 아웃(One-Strike Out) 등 제도개선을 과감히 시행해 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러한 노력 또한 홍보부족 등으로 아직도 원자력계는 대다수 국민에게 청렴치 못한 이미지가 있는 것 같아 안타까울 따름이다.

현재 원자력계는 탈원전 여파로 그 어느때보다 힘겨운 시기를 보내고 있지만, 작금의 위기를 기회로 만들도록 노력해야 한다. ‘공든 탑이 무너진다’와 망우보뢰(亡牛補牢,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라는 옛 속담과 사자성어를 거울삼아 원자력계 종사자는 모든 일에 자만하지 말고 기본과 원칙을 준수하여 발전소를 더욱 안전하게 운영 및 건설함은 물론 지역주민과 내부직원을 포함한 이해관계자에게 도덕적으로 모범이 되는 청렴한 일상을 지내야 한다.

결과적으로 안전 및 청렴을 최우선 정책으로 실행하고 지속적인 노력이 뒷받침된다면 원자력에 대한 국민들의 불신과 불안이 조금이나마 우호적으로 변하지 않을까 기대해 본다.

이병철 울산시 울주군 서생면

 

저작권자 © 경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