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위원회 조사 착수…“분리 안된 1단 로켓이 2단 로켓과 충돌”
“로켓 잔해 모두 수거”…구조 우주인 2명은 훈련센터 재입소

러시아 소유스 유인 우주선 추락 사고 원인에 대한 조사가 시작된 가운데 4개 블록으로 구성된 발사체 하부 1단 로켓의 1개 블록이 분리되지 않은 것이 사고를 불렀다는 주장이 유력하게 제기됐다. 

타스 통신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러시아 정부 조사위원회는 12일(현지시간)부터 원격 측정 정보 해독, 우주선 내 비디오카메라 영상 판독, 추락 현장에서 수집된 로켓 잔해 점검 등을 통해 정확한 사고 원인 규명에 착수했다. 

중대 범죄 수사를 담당하는 연방수사위원회도 책임자 규명을 위한 수사에 착수했다. 

카자흐스탄 비상사태위원회는 이날 추락한 로켓 잔해 모두가 카자흐 중부 카라간딘스크주(州)에서 발견됐다고 밝혔다. 

위원회 대변인은 “카자흐 주둔 러시아군이 카라간딘스크주 울리타우스키 구역의 한 마을에서 40km 떨어진 곳에서 로켓 1·2·3단과 우주인 비상구출장치 엔진 등을 찾아냈다”고 전했다. 

그는 잔해 발견 지역에서 화재는 없었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우선 4개 블록으로 구성된 로켓 1단의 1개 블록이 제대로 분리되지 않으면서 로켓 2단을 타격해 2단 엔진이 고장 난 것으로 추정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2단 로켓 충돌로 2단 로켓 엔진이 켜지지 않자 자동 시스템이 이 비상상황을 치명적인 것으로 판단하고 즉각 우주인 비상구출장치를 가동한 것이란 설명이었다. 로켓 1단 1개 블록이 분리되지 않은 이유론 블록 분리 볼트 고장, 블록 고정 장치 손상, 블록 분리 신호 시스템 고장 등이 거론되고 있다. 

이밖에 산화제 탱크 밸브 고장이 블록 분리 실패로 이어졌다는 주장도 나왔다. 현지 인테르팍스 통신은 이날 사고 조사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정부조사위원회가 잠정적으로 산화제 탱크 밸브 고장을 사고 원인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이 밸브가 열리면 통과하는 가스가 로켓 몸통의 하부 측면에 붙어있는 4개 블록의 1단 로켓을 몸통에서 분리하는 역할을 하는데 밸브 가운데 하나가 고장이 나면서 작동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사고 우주선 ‘소유스-10’ 발사에 사용된 로켓 발사체 ‘소유스-FG’는 가장 신뢰도가 높은 발사체 가운데 하나로 평가받아 왔다. 

지난 2001년 5월 첫 발사를 시작으로 올해 6월까지 이루어진 64회 발사가 모두 성공이었다. 65번째였던 전날 유인 우주선 발사에서 처음으로 사고가 났다.

러시아 우주 당국은 2000년대 이후 유인 우주선 발사에서 줄곧 소유스-FG 발사체를 이용해 왔다. 그만큼 이 발사체의 안전도에 대한 믿음이 높았기 때문이다. 

지난 2008년 4월 한국 최초의 우주인 이소연 박사가 탑승한 ‘소유스 TMA-12’ 유인 우주선도 소유스-FG로 발사됐다. 

하지만 전날 사고로 이 발사체를 이용한 유인 우주선 발사가 잠정 중단됐다. 이달 31일 ‘프로그레스 MS-10’ 우주 화물선을 싣고 국제우주정거장(ISS)으로 올라가기로 돼 있었던 소유스-FG 발사도 일단 12월로 연기됐다.

한편 비상 착륙으로 무사히 구조된 러시아 우주인 알렉세이 오브치닌과 미국 우주인 닉 헤이그는 카자흐스탄에서 러시아로 이송돼 모스크바 인근 우주인 훈련 센터로 복귀했다. 이들은 내년 봄에 다시 우주비행에 나설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11일 오전 11시 40분(모스크바 시간) 카자흐스탄 바이코누르 우주기지에서 러시아제 소유스 MS-10 우주선이 로켓 발사체 소유스 FG에 실려 발사됐으나 발사 후 2분 45초 무렵에 로켓 2단이 작동하지 않으면서 우주선이 지상으로 추락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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