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주산악영화제 홍보대사 맡았던
김창호 대장이 이끄는 등반대 참변
거대 눈폭풍이 베이스캠프 덮친듯
인근서 시신 발견…대형헬기 투입

▲ 지난해 제2회 울주세계산악영화제에서 홍보대사(움피니스트)로 활동한 산악인 고 김창호(오른쪽) 대장이 배우 예지원과 그린카펫에서 기념포즈를 취하고 있다. 경상일보 자료사진

국내 최초로 무산소 히말라야 8000m급 14좌 완등에 성공한 김창호(49) 대장을 포함한 한국인 5명이 네팔 히말라야 등반 도중 사망했다.

주(駐)네팔 한국대사관은 히말라야 다울라기리산 구르자히말 원정 도중 실종된 김창호 대장 등 한국인 5명의 시신을 13일 새벽(현지시간) 베이스캠프 인근에서 발견했다고 밝혔다.

구르자히말은 네팔 히말라야 산맥 다울라기리 산군에 있는 해발 7193m의 산봉우리다.

대한산악연맹에 따르면 김창호 대장이 이끄는 ‘2018 코리안웨이(Koreanway) 구르자히말 원정대’는 지난달 28일부터 구르자히말 남벽 직등 신루트 개척에 나섰으며 11월11일까지 45일 일정으로 출정했다.

 

주네팔 대사관에 따르면 원정대원은 애초 6명으로 구성됐으나 건강 문제로 한 명을 산기슭에 남겨둔 채 남은 5명이 네팔인 가이드 4명과 함께 등반을 시도했다.

이들은 애초 12일 하산할 예정이었으나 산에서 내려오지 않자 산 아래에 잔류한 동료가 네팔인 가이드 한 명을 올려 보내면서 베이스캠프가 파괴된 것을 발견했다.

원정대는 12일 밤 해발 3500m에 있는 베이스캠프에서 눈폭풍 등 강풍을 만난 것으로 보인다. 현지 경찰의 사일레시 타파 대변인은 AFP통신에 “우리는 사고가 눈폭풍 때문에 발생한 것으로 추정한다”며 “시신도 흩어져 있었다”고 말했다.

현지 영자매체 히말라야타임스에 따르면 현지 등반을 도운 ‘트레킹 캠프 네팔’의 왕추 셰르파 상무이사는 거대한 눈사태로 다울라기리산 남향 중턱에 있는 베이스캠프가 파묻혔다고 말했다. 주네팔 대사관 관계자도 “이들은 등반 도중 강풍에 휩쓸리면서 급경사면 아래로 추락해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원정대는 김창호 대장을 포함해 유영직(51·장비 담당), 이재훈(24·식량·의료 담당), 임일진(49·다큐멘터리 감독)으로 구성됐다. 히말라야타임스가 한국인 사망자 중 한명으로 보도한 정준모는 애초 원정대 명단에 없었다.

김 대장은 국내 최초로 무산소 히말라야 14좌 완등에 성공한 베테랑 산악인이다. 그는 2005년 7월14일 낭가파르바트(8156m) 등정부터 2013년 5월 20일 에베레스트(8848m) 등정까지 히말라야 8000m급 14좌를 완등했다.

고 김창호 대장은 지난해 9월 ‘제2회 울주세계산악영화제’ 기간동안 배우 예지원과 함께 울주세계산악영화제를 알리는 홍보대사(움피니스트)로 활동하는 등 울산과도 인연이 깊은 산악인이다.

한편 히말라야 등반 도중 사망한 한국 원정대원 5명과 네팔인 가이드 4명에 대한 시신 수습이 14일(현지시간) 완전히 마무리됐다.

주네팔 한국대사관 관계자는 이날 “구조대가 오늘 오전 10시30분(한국시간 오후 1시45분)께 시신 9구 가운데 3구를 먼저 수습해 인근 마을로 이송했다”며 “이어 나머지 6구도 한 구씩 차례로 모두 이송해 오전 11시30분께 관련 작업을 마쳤다”고 밝혔다.

구조 헬리콥터는 현지시간으로 오전 7시15분 이륙해 오전 8시께 사고 현장인 히말라야 다울라기리산 구르자히말 봉우리에 도착, 시신 수습 작업을 벌였다. 뉴델리·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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