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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명숙의 이슈 인터뷰]“게놈(genome)기술은 인류의 행복, 울산은 게놈강국의 허브”(15) 박종화 UNIST 교수·게놈산업기술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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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10.15  21:3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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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계 최고의 연구소로 꼽히는 영국 캠브리지대 MRC센터, 미국 하버드의대 등을 거치면서 수십년 ‘게놈’이라는 한 길을 달려온 박종화 유니스트 교수. 김도현기자

인간 생로병사 결정하는 유전체 분석
노화·질병 극복할 산업의 밑거름으로
울산 1만명 게놈사업, 우리나라 최초
英·美·中 이미 100만~500만 정보수집
출산·질병진단·예방등 상용화 단계
게놈, 한민족 이동·혼혈 정보도 제공
인류진화 방향 결정하고 편집도 가능


게놈(genome)이 울산사람들과 친숙해졌다. 울산은 게놈에 있어서는 전국에서 가장 선진도시다. 게놈 분석에 있어 세계 최고의 역량을 가진 박종화 박사가 유니스트 교수로 자리잡았기 때문에 가능했던 일이다. 게놈은 유전자(Gene) + 염색체(Chromosome)의 합성어로 유전체라고도 한다. 인간이나 생명체가 가진 모든 유전 정보의 총합이다. 게놈 기술로 왜 필요하며 우리의 삶에 어떤 영향을 끼치게 될까. 울산의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수 있을까. 박종화 교수를 이슈인터뷰에 초대해 지금까지 연구과정과 성과, 나아갈 방향을 점검해본다.



△게놈이 무엇이며, 왜 필요한가.

“게놈은 인간의 생로병사를 결정하는 유전자와 염색체의 상태를 밝히는 기술이다. 최적화된 질병 예측과 맞춤 치료를 가능하게 하는 정밀의학에는 유전체 정보 즉, 게놈이 반드시 필요하다. 인간의 영원한 소망인 노화와 질병을 극복하게 해주는 산업의 밑거름인 것이다. 또 응용과 융합을 통해 농업 생산성 향상, 신소재 개발 등 다양한 분야에도 영향을 미친다. 그래서 ‘바이오 반도체’라고도 불린다.”

△지난 8월 게놈 엑스포를 개최했다. 취지와 목표는.

“게놈의 대중화·산업화·민주화가 게놈엑스포의 목적이다. 기관·기업·병원에서 개인이 원할 때 게놈을 쉽게 활용할 수 있게 하는 대중화가 필요하다. 민주화는 자신의 유전정보를 볼 수 있고 저장할 수 있고 줄 수 있도록, 즉 건강관리의 주권을 가질 수 있게 하는 것이다. 반도체나 IT기술처럼 광범위하게 인간사회에 스며들게 될 게놈의 산업화에 대한 인식 향상도 기대했다. 게놈정보는 개개인의 것이자, 국민의 것이고, 우리들의 것이기 때문이다. 행사는 일반인들의 게놈 체험과 세계 최고 학자들의 세미나 등으로 구성됐다. 일반인들과 연구자들이 호응하는 게놈엑스포가 한국을 게놈강국으로 이끄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

△지금까지 유니스트 게놈산업기술센터가 수행한 게놈 연구는.

“2008년 한국인 게놈 해독을 시작으로 세계 최초로 호랑이, 고래, 표범, 독수리, 황금박쥐, 복제 개, 야생 콩 등의 다양한 표준 게놈을 해독하고 분석했다. 지난 2015년 시작된 ‘울산 1만명 게놈(Genome Korea In Ulsan)’사업도 진행 중에 있다.”

△울산 1만명 게놈 사업은 예상대로 진행되고 있나.

“2015년 ‘게놈코리아선언’을 통해 유니스트와 울산이 게놈산업의 허브가 되는 비전을 발표했다. ‘울산 1만명 게놈’은 그 첫번째 사업이다. 올해까지 2000명 정도의 게놈분석이 완료될 예정이다. 장기프로젝트이지만 예산은 매년 확보해야 하므로 쉽지 않다. 기술이 좋아지고 비용도 많이 낮아져서 내년에는 1만명을 채우는 것으로 목표로 삼고 있다. 지난해엔 정부로부터 고가의 장비 지원을 받지 못해 힘들었다. 빅데이터를 운용해야 하므로 슈퍼컴퓨터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바이오메디컬 산업은 인류에 반드시 필요한 미래산업이다. 국가적으로도 관심을 가져야 하고 우리나라 대기업들도 보다 적극적으로 참여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우리나라 바이오메디컬 허브도시로서 울산의 환경은.

“바이오메디컬의 기반이 있는 것도 아닌 지방도시임에도 자치단체의 의지와 유니스트의 기술, 시민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합쳐져 성공적인 사례를 만들어가고 있다. 시민들이 직접 복지혜택도 입고 데이터가 쌓이게 되고 기술발전도 이뤄지는 1석3조다. 게놈연구에서 가장 필요한 것은 고성능 컴퓨터를 가동할 수 있는 전기다. 울산은 원자력발전소가 모여 있는 지역으로서 안정적인 전기공급을 통해 세계 최대 정보처리화기지화가 가능한 도시라고 본다. 또한 울산은 우리나라 근대화를 이끈 도시다. 그 저력이 게놈산업에서도 발휘될 것으로 기대한다.”

△관련 산업들의 집중화를 위한 게놈산업단지가 필요하겠다.

“게놈 또는 바이오 산업단지가 애초의 목표였다. 게놈은 단순한 연구사업이 아니다. 엄청난 산업으로 성장할 기반이다. 그동안 유니스트의 여러가지 게놈해독사업은 바로 그 구심점이 된다. 나노와 3D프린팅 산업단지처럼 게놈기술을 기반으로 하는 의료·제약·농업 등의 회사들이 모여 있으면 시너지효과가 클 것이다.”

△생명윤리법이 걸림돌이 되나.

“생명윤리법은 과거의 ‘유전자검사’와 게놈을 통해 수만개를 같이 보는 ‘유전체검사’를 혼용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바이오정보를 의료정보로만 보는 오류가 있다. 게놈산업뿐 아니라 국민의 행복을 위해서도 반드시 개선돼야 한다. 규제 때문에 일반산단이 아닌 혁신특구가 더 바람직하다.”

△우리나라 게놈기술을 세계적 수준과 비교하면.

“1만명 게놈은 우리나라 최초다. 하지만 영국은 2012년부터 시작한 ‘10만 게놈 프로젝트’의 완료단계에 있다. 이어 500만명 게놈사업을 진행 중이다. 미국과 중국도 100만명 게놈사업을 하고 있다. 일본과 영국 등은 규제가 거의 없어 진행이 빠르다. 연구의 영역을 넘어, 출산유전자검사, 암진단, 질병예방에 쓰이고 있는 수준이다. 이미 세계는 게놈산업화시대에 들어간 셈이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일부에서 ‘포스트게놈시대’라고 칭하며 게놈해독과 분석을 소홀히 하는 실수를 하고 있다. 아직 해독과 분석은 게놈연구의 핵심으로 계속적 투자가 필요하다. 한국은 지금 미국게놈해독기를 들여와 사용하는 등 기술적으로 종속돼 있어 상용화에 심각한 문제가 예상된다.”

△러시아 극동지방의 악마문(Divil’s gate) 동굴에서 발견한 고대인의 뼈에 든 게놈을 연구해서 한국인이 혼혈남방계라는 사실을 밝혀낸 바 있다. ‘게놈을 통한 인구이동연구’에 대한 연구가 가능하다는 게 신기하다.

“중학교 때부터 인류학과 인류의 기원에 관심이 많았다. 한국인은 흔히 북방+남방계라고 하는데, 문제는 그 북방이 무엇인가라는 것이다. 동유럽 혹은 알타이쪽에서 온 북방의 사람이었다는 것이 기존 가설이다. 그러나 이번 연구를 통해 오히려 동아시아계가 유럽쪽에 영향을 더 많이 주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결론적으로 모든 한국인은 다양한 ‘선남방계(에스키모나 북방의 다양한 알타이계언어를 쓰는 사람들)’와 다양한 ‘(남중국에서 농경으로 최근에 많이 올라온)후남방계’가 섞인, 모두 아시아의 남방에서 온 사람들로 그 비율이 3대7가량 된다. 이 연구의 사회적 의미는 한국의 뿌리를 게놈을 통해 과학적으로 제시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앞으로 북한을 비롯한 많은 한국인들을 게놈해독하면 한민족이 수천년동안 어떻게 이동, 혼혈해왔는지를 알게 된다. 미래 한국사회가 포용성과 다양성을 갖추면서 문화적 주체성을 갖는데 좋은 자료가 될 것이다.”

△과학 발전의 목표는 인류의 발전과 평화에 기여하는 것이다. 게놈이 인류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

“우주와 생명의 역사에서 스스로를 읽고, 보고, 분석하고, 편집까지 할수 있는 게놈기술이야말로 인류가 개발한 가장 위대한 기술이다. 인류진화의 방향을 결정하고, 바꾸고, 그 자체를 다른 차원으로 점프시킬수 있는 기술은 게놈기술 밖에 없다. 인류는 게놈에서 시작해서, 게놈으로 끝을 보는 길을 갈 것이다.”

△노벨상 수상자 발표 시기다. 과학자로서 우리나라에 아직 과학분야 수상자가 없는 이유는 뭐라고 생각하나.

“노벨상에 연연할 이유가 없다. 하지만 우리 과학계도 반성이 필요하다. 과학자체에 대한 열정으로 순수한 연구가 이뤄지는 연구환경이 선행돼야 한다. 독립적이고 비판적이며 자유로운 사고가 가능해야 창의적 연구가 가능하다. 과학자가 연구비를 좇아다니며 정치를 해야 하는 현실도 문제다. 한국사회가 과학화해야 한다고 할까. 오로지 연구밖에 모르는 ‘연구에 미친 연구자’들에 대한 전폭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논설실장 ulsan1@ksilbo.co.kr



▶박종화 교수는

-서울대학교 수의대(자퇴)

-영국 애버딘(Aberdeen)대학교 동물학과 입학, 생화학과 졸업

-영국 케임브리지대학교 MRC센터/ 박사(생정보학)

-미국 하버드의대(George Chunch Lab.) 박사후연구원

-영국 케임브리지대학교 MRC센터 그룹리더(교수) 역임

-한국과학기술원(KAIST) 바이오시스템학과 교수 역임

-한국생명공학연구원 국가생명연구자원정보센터(KOBIC)장 역임

-테라젠이텍스 사장·연구소장 역임

-서울대학교수의과대학/겸임교수(현)

-울산과학기술원(UNIST)/교수(현)

-미국뉴멕시코대학겸임교수(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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