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경제의 주력인 조선과 자동차산업을 뒷받침해 온 중소협력업체의 존립기반이 흔들리고 있다. 울산미포국가산업단지내 50인 미만 소규모 공장 가동률이 올들어 6개월 연속 40%대에 그치고 있기 때문이다. 전국 38개 국가산단의 평균 가동률이 80%를 밑도는 것과 비교하면 어떤 상황에 처해 있는지 짐작할 수 있다. 미포산단내 기업 6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50인 미만 소규모 공장의 경영 어려움이 관련산업의 기반 붕괴로 이어지지나 않을까 걱정이다. 또 울산지역 곳곳에 분포돼 있는 중·소규모 산업단지에 휘몰아치고 있는 경기불황여파와 더불어 산업수도 울산의 미래를 어둡게 할 수도 있기에 자구책 및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지원방안이 뒤따라야 할 것이다.

한국산업단지공단 울산지역본부에 따르면 6월 울산미포국가산업단지내 50인 미만 기업 가동률은 47.8%이다. 50인 이상~300인 미만 기업 87.8%, 300인 이상 기업 94.2%의 절반 수준을 밑돌고 있다. 올 1월 43.8%, 2월 42.3%, 3월 47.4%, 4월 46.3%, 5월 47.5%에 이은 것으로, 6개월연속 40%대에 머물고 있다. 경기불황의 돌파구를 찾지 못하는 위기상황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주로 조선과 자동차 관련 3~4차 부품업체들로 산단 가동업체 725곳 중 591곳을 차지하고 있다. 울산지역 곳곳에 분포돼 있는 중·소규모 산업단지도 사정은 다르지 않다. 매곡2차산업단지와 KCC울산산업단지의 공장가동률이 50%에 미치지 못하면서 폐업하거나 경매에 넘어가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

그렇지만 지역 소규모 공장의 이같은 경영현실을 정확히 판단, 대책을 세우려는 흔적이 좀처럼 나타나지 않는다. 막연히 “조선·해양플랜트와 자동차 등 주력산업의 부진으로 일감이 떨어져 협력업체의 가동률이 떨어지고 있다”는 분석만 거듭되고 있다. 개별 기업은 물론이거니와 국가산단도 한번 경쟁에서 밀릴 경우 다시 제자리를 찾기란 매우 어렵다. 산업수도 울산의 상징인 미포국가산단의 부진은 그래서 더욱 뼈아프다. 울산지역 국가산단을 비롯해 소규모 산단들이 왜 부진한지 그 이유부터 찾아야 할 것이다. 기술력과 상품성, 가격 경쟁력 등 하나 하나 따져 지속적인 성장이 어렵다고 판단되는 부분은 과감히 정리해야겠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적극적인 지원으로 경쟁력 강화에 나서야 할 것이다. 국가산단의 경쟁력 약화가 국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감안하면 최우선적으로 정부의 지원이 필요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무작정 기다려서는 안된다. 울산시의 적극적인 노력과 개별기업의 자구책이 동반된 총력전이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한 시점이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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