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술한 안전시설, #안이한 안전의식

▲ 울산시 북구 이화초등학교 인근 철길건널목이 관리원 없이 운영되고 있다. 김동수기자 dskim@ksilbo.co.kr

#허술한 안전시설
울산 북구 철길건널목 9곳중
5곳은 관리원없어 통제 불가

#안이한 안전의식
관리원 있어도 무시하고 통과
꼬리 물기등 의식개선 급선무

울산 도심을 가로지르는 철로에서 기차와 승용차가 부딪치는 사고가 잇따르고 있다. 대부분 관리원이 없는 철길 건널목에서의 무리한 진입에 따른 사고였는데, 안전관리원 배치와 동시에 차량 운전자들의 안이한 안전의식 개선이 우선이라는 지적이다.

지난 11일 울산 북구 송정건널목을 지나던 승용차가 차단기 사이에 갇혀 달려오는 기차와 부딪히는 사고가 발생했다. 충돌 직전 운전자가 차량에서 먼저 빠져나와 인명피해는 면했지만 아찔한 순간이었다.

앞서 지난 4월19일에는 북구 이화건널목에서는 초등학생들을 태운 관광버스가 차단기 사이에 갇혀 열차가 긴급 비상정차를 했고, 2015년 12월에는 같은 장소에서 스타트렉 승합차가 차단기 사이에 갇혀 열차와 충돌하기도 했다.

이들 사고 모두 관리원이 없는 철길 건널목에서 차량 운전자들이 꼬리물기 등 무리한 진입을 시도하다 발생했다.

실제로 15일 방문한 송정건널목에는 ‘관리원 없음(자동 차단기)’이라고 적힌 표지판과 차단기만이 덩그러니 서있었는데, 철길 내 차량 갇힘 사고가 많은지 차단기에는 ‘갇혔을 때 돌파하세요’라는 문구가 적혀 있다.

인근 주민 이모(48)씨는 “언론에 알려지지 않아서 그렇지 차량 갇힘 사고는 빈번히 발생한다. 일부 운전자는 안내문처럼 차단기를 돌파해 빠져나가 사고를 겨우 면한 적도 있다”고 말했다.

북구에 설치된 총 9곳의 건널목 가운데 관리원이 배치된 건널목은 울산가도, 신천, 매곡, 호계 등 4곳에 불과하다. 사고가 난 송정과 이화를 포함한 나머지 5곳은 표지판과 차단기만 설치돼 있다.

문제는 지난 2015년부터 최근까지 울산에서 발생한 차량 갇힘, 차량 충돌 사고 모두 관리원이 없는 건널목에서 발생했다는 점이다. 차량들의 꼬리 물기나 무리한 진입이 전혀 통제되지 않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한국철도공사 관계자는 “관리원 배치를 위해선 총 교통량 100만회 이상, 건널목 폭 30m 이상, 커브나 경사로 시야 확보가 어려울 때 등의 조건이 충족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사고가 자주 발생한 지역의 주민들은 특정 시간대라도 관리원을 배치해야된다고 입을 모은다.

운전자들의 안이한 안전의식도 사고를 부추긴다.

북구 일대 건널목에서 일하는 한 관리원은 “관리원이 있는 곳에서도 일부 운전자들은 무시하고 그냥 지나가는데, 관리원이 없는 곳에서는 오죽하겠냐”며 “운전자들이 규정을 잘 지킨다면 건널목마다 관리원이 필요하겠느냐”고 되물었다.

김현주기자 khj11@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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