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개방에 대한 기대감 고조
이념 갈등등 소모적 싸움 접고
미래를 향해 함께 힘을 모아야

▲ 강봉구 동원과학기술대학교 교수 경영학박사

최근 우리 사회의 빈부격차와 갈등의 단면을 보여 주는 부동산 소유에 대한 초기 미국 사회의 역사적 사건을 소개한다. 미국 인디언 추장 마사소이트(Massasoit. 15881~1661)는 우정과 평화를 실천하자는 조약을 끝까지 지키며 많은 땅을 백인들에게 내주었다. 하지만 문제는 땅에 대한 소유 개념이었다. 백인들은 인디언들이 내준 땅을 자기 소유라 주장하며 울타리를 치고 들어오지 못하게 했다. 반면 인디언들의 시각은 달랐다. 땅을 제공한 것은 백인들도 먹고살 수 있게 하기 위해서 였으며 그것은 어디까지나 그 땅을 함께 나눠 쓰자는 뜻이었다. 무엇보다도 땅을 개인이 소유한다는 생각을 인디언들은 이해할 수 없었다. 백인 이민자들은 왐파노그 족 인디언들이 자신들의 땅에서 계속해 사냥을 하고 물고기를 잡자 그들을 침입자로 간주, 체포했다. 재판이 열리자 이주자들은 주장했다. “우리는 1000만평에 이르는 땅을 옷 일곱 벌, 괭이 여덟 자루, 도끼 아홉 자루, 무명 옷감 9m, 칼 스무 자루를 주고 샀다. 이제 이 땅은 우리의 것이다. 누구도 우리가 소유한 지역을 침입해선 안된다.” 마사소이트 추장이 말했다. “당신들 소유라고 부르는 그것이 무엇인가? 땅은 누구도 소유할 수가 없다. 땅은 우리의 어머니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그 어머니는 자신의 자식들인 동물과 새, 물고기, 그리고 모든 인간을 먹여 살린다. 숲과 강물 등 땅 위에 있는 것들은 모두에게 속한 것이며, 누구나 그것을 사용할 수 있다. 어떻게 한 인간이 그것들을 오직 자신의 것이라고만 주장할 수 있는가?” 이주자들이 따졌다. “그럼 왜 우리에게 이 땅을 팔았는가?” 추장이 말했다. “당신들은 자신들의 나라를 떠나 낯선 곳에 온 사람들이 아닌가. 그래서 우리가 이 땅을 함께 사용할 권리를 당신들에게 준 것이다. 당신들 혼자 그것을 독차지하라고 준 것이 아니다. 세상에 그런 것은 없다.” 논쟁은 끝이 없었고, 이후 토지 소유 분쟁은 지금의 메사추세츠주를 중심으로 필립왕전쟁으로 발전해 이민자들이 이 땅의 원주민인 인디언들을 사냥하듯 토벌해 대부분의 인디언은 목숨을 잃었고 살아남은 자는 도주했다.

한정된 재화인 토지 소유를 향한 우리의 탐욕은 지금도 끊임없이 계속되고 있다. 가진 자는 더 탐욕적으로 필요 이상의 땅을 지배하고자 한다. 잘못된 부동산 정책이 거들며 부동산개발업자의 경제적 이익 편취를 가능케 하면서 모든 생명체의 어머니인 자연을 파괴하고 사회적 불평등과 갈등을 초래하는 원인이 되고 있다.

지금 세계는 한반도 종전선언 및 평화협정 이후에 대비, 북한진출과 투자전략마련에 여념이 없다. 우리도 다르지 않다. 토목, 건축, 전기, 철강, 통신, 의료, 관광, 금융 분야가 우선적 진출 대상으로, 현실화된다면 단군 이래 최대의 경제호황을 누릴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될 것이라는 기대감을 부풀리고 있다. 실제로 저임금과 저렴한 투자비용을 추구하는 우리 중소기업들에게 북한 진출은 아주 매력적이다. 해외시장 진입요건 중 가장 중요한 요소인 문화적 동질성을 갖고 있기에 더욱 그렇다.

1년 전만해도 우리는 THAAD(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배치에 따른 중국의 경제적 보복조치로 기업들이 어려움을 겪었다. 중국 관광객은 급감했고, 중국에 진출한 한국의 자동차, 철강, 반도체 등의 피해도 적지 않았다. 롯데마트의 영업중단과 한국철수는 물론이거니와 화장품과 생필품, 한류 확산의 제동, 유통 및 서비스산업 전반에 이르기까지 많은 피해와 고통을 경험했다. 남북대립의 결과였다. 지금은 어떤가. 남·북·미의 잇단 정상회담으로 새로운 관계가 형성되면서 북한 개혁개방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그동안의 수많은 갈등과 대립, 긴장과 불안으로 값비싼 대가를 치른 우리로서는 절호의 기회가 아닐 수 없다. 아쉬운 것은 이런 중요한 시점에 정치인들이 앞장서 사회적 불만과 갈등을 유발하고 정치를 희화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위기십결(圍棋十訣)에 부득탐승(不得貪勝)’이라는 표현이 있다. 승리만을 탐하면 이길 수 없다는 뜻이다. 탐욕적 소유와 갈등을 넘어 미래로 나아가고자 할때 진정한 승리를 거둘 수 있음을 가리키는 것은 아닌지 곰곰히 되새겨봐야 할 것이다.

강봉구 동원과학기술대학교 교수 경영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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