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키우기 좋은 울주’는 이선호 울주군수의 공약이다. 이를 위한 첫걸음으로 이 군수는 출산장려금을 두배로 인상했다. 첫째 10만원, 둘째 120만원, 셋째 240만원이던 출산장려금은 50만원, 250만원, 500만원으로 올랐다. 이어 초등학교 방과후 돌봄센터 6곳을 내년부터 운영하기로 했다고 17일 밝혔다. 돌봄센터는 하교를 한 초등학생들을 돌보는데 어려움을 겪는 맞벌이부부를 위한 시설이다. 또 울산지역 평균(5.4%)에 못미치는 울주군의 혼인율(4.8%)를 높이기 위해 신혼부부 주거비용 지원제도도 신설했다. 울주군은 출산과 육아지원에 내년예산 49억원을 편성했다.

우리 사회가 아이를 키우기에 힘든 환경인 것은 분명하다. 개개인의 육아비용이 점점 증가하는 반면 보육을 위한 사회적 역할은 여전히 미흡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사회적 여건은 저출산으로 이어지고 있다. 그 때문에 도시마다 저출산 극복을 위한 다양한 정책들을 내놓고 있다. 아이 키우기 좋은 도시라는 공약을 내건 자치단체장과 자치단체도 많다. 하지만 성과는 쉽사리 나타나지 않고 있다. 단순하게 출산과 보육에 초점을 맞춘 정책만으로 아이 키우기 좋은 도시가 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충북 증평군은 출산율이 우리나라 합계 출산율 1.3명 보다 훨씬 높은 1.8명에 이른다. 증평군수는 그 비결로 “행복지수가 높은 도시 조성”을 꼽고 있다. 여유와 활력, 전통이 공존하는 풍성한 문화관광도시로 성장하면서 아이부터 노인까지 두루 만족하는 도시가 됐다는 것이다. 출산 장려와 보육 등 직접적인 혜택도 중요하지만 그것만으로 출산율이 높아질 것이라고 기대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말해준다. 그 누구도 출산장려금을 기대하면서 아이를 낳지는 않는다. 좋은 교육시설도 갖춰져야 하고 좋은 일자리도 있어야 한다. 더불어 볼거리 즐길거리가 다양하고 품격 있고 안전한 환경이 갖추어져서 누구나 행복감을 느끼며 살 수 있어야 한다. 모든 세대가 어우러져 행복하게 살 수 있는 도시에서 출산율도 높아지는 것이다.

울주군은 아이 키우기 좋은 도시로 만들기에 좋은 조건을 갖추고 있다. 재정도 넉넉한데다 도농통합형으로서 다양성도 확보돼 있다. 아름다운 바다와 산, 강을 두루 끼고 있는 천혜의 자연조건도 갖췄다. 대개의 군지역과는 달리 KTX역을 확보하고 있어 교통편의성도 높다. 좋은 일자리가 있는 국가공단도 자리하고 있다. 여기에 문화와 교육만 강화되면 그야말로 살기좋은 도시로서의 조건에 부족함이 없다. 울주군에 적합한 문화적 역량을 강화하고 수준 높은 교육시설을 유치한다면 아이 키우기 좋은 도시는 절로 이루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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