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부동산규제 정책 잇따라 발표

올해 분양승인 946가구 44.5% 격감

복산 효성 2591가구만 분양 계획

주택업자 7개월째 ‘위험지역’ 꼽아

▲ 울산 남구지역 아파트단지의 모습. 경상일보 자료사진
‘추래불사추(秋來不似秋)’. 가을 분양 성수기를 맞은 울산 분양시장에 냉랭한 찬바람이 불고 있다. 주택경기가 하강국면에 접어든 울산은 연초부터 분양시장이 얼어붙기 시작해 연중 최고 피크기인 가을 분양시장에까지 한랭전선이 걷히지 않고 있다. 가을이 왔지만 가을 같지 않은 분양시장이다. 특히 9·13 등 정부의 부동산 규제강화 정책이 계속 쏟아져 나오면서 울산 주택시장의 냉기도 더욱 차가워지고 있다.

17일 국토부와 부동산114 등에 따르면 올 가을 울산 분양시장에는 효성이 중구 복산동에 25층 29개동 규모의 ‘복산효성해링턴플레이스’(2591가구)만 분양할 계획인 것으로 파악됐다.

당초 올해 하반기 분양계획을 잡았던 남구 무거동 ‘울산무거동동원로얄듀크’(576가구)와 신정동 ‘울산문수로두산위브제니스’(256가구), 울주군 삼남면 ‘울산KTX신도시동문굿모닝힐’(1342가구)는 아직 분양 일정을 확정하지 못했다. 지역 체감분양 경기가 뚝 떨어졌기 때문이다.

가을 분양시장 한파는 이미 예고된 상태다.

국토부에 따르면 7월과 8월 두달동안 울산에서 분양 승인된 아파트는 단 한 채도 없었다. 올들어 8월말(누계)까지 울산에서 분양 승인된 아파트는 6월 946가구에 불과하다. 울산은 지난 8개월 가운데 7개월 동안 ‘분양승인 제로’라는 극도의 부진에 빠졌다. 이는 전년 같은기간(1705가구) 대비 44.5%가 격감한 수치다.

체감 분양경기도 극도로 악화됐다.

주택산업연구원이 최근 발표한 10월 울산의 분양경기실사지수 전망치(HSSI)도 전월보다 27.2p 급락한 47.8로 전국 최저치를 기록했다.

울산은 조선, 자동차 등 주력산업 침체와 인구감소로 주택수요가 줄면서 17개 시도 가운데 유일하게 분양경기실사지수 전망치가 50선 아래로 추락했다.

7대 특·광역시의 분양경기실사지수 전망치는 서울(92.1)이 전월보다 -27.5p 내린 90선을 기록했고, 대구 78.3, 광주 77.7, 대전 68.9, 인천 66.6, 부산 56.4 순을 보였다.

울산의 분양경기실사지수 전망치는 지난 6~8월 50선(기준치 100)에 머물다가 9월 75.0로 가을 분양성수기 분양사업 여건 개선이 기대됐지만, 정작 9월과 10월 실제 아파트 분양실적은 전무했다.

특히 주택사업자들은 주택가격이 약세를 보이고 있는 울산을 7개월 연속 향후 1년간 신규 분양사업이 어려운 ‘분양 위험지역’으로 점찍고 있고. 내년까지 분양시장은 더욱 위축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8월말 기준 울산지역 미분양 아파트는 1005가구로 5개월째 1000가구대를 유지했다.

울산의 분양시장이 이처럼 부진한 것은 주택사업경기 악화와 함께 주택가격은 전국 최고치로 떨어지고 있는데다 연말과 내년까지 입주대기 물량도 쌓여있기 때문이다.

주택산업연구원이 발표한 10월 울산의 주택사업경기실사지수(HBSI) 전망치는 61.5로 전월 보다 22.5p나 급락했다. 주택사업경기 역시 8월 52.1에서 9월 가을시장 진입에 대한 기대감으로 84.0로 급등지만, 9.13대책 등 주택수요억제정책 영향으로 10월 전망치는 곤두박질 쳤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인구감소 등 수요감소로 주택시장이 얼어붙은 상황에서 신규분양에 나선다는 것은 거의 자살행위가 다름없는 상황이다”면서 “공급(입주)물량도 올해와 내년까지 총 1만6000가구에 달해 울산의 침체기에 접어든 울산지역 주택가격 하락에 큰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창식기자 goodgo@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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