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애기하우스·카페·야시장등
먹거리·볼거리·즐길거리 풍성
오늘부터 3가지 축제 ‘동시에’

▲ 울산 중구 시계탑 사거리 야경.

‘중구의 시계탑 사거리에서 만나자’고 약속하면 무조건 통했던 시절이 있었다. 이미 나이가 지긋한 연령대의 울산사람 이야기다.

전형적인 농촌과 어촌에 가깝던 울산에서 중구는 종갓집이라는 자부심을 가질 만큼 도시의 중심적 역할을 감당해왔다.

현재 남구의 태화강역은 이전하기 전 울산의 중구에서 울산역으로 불렸고, 사람만 통행하는 울산교도 원래는 버스와 승용차가 다니던 남구와 중구를 잇는 교량이었다. 그때는 시내의 극장가도 모두 중구에 위치하고 있을 만큼 문화의 중심부였다.

요즘은 약속장소로서의 의미는 많이 퇴색됐다. 그 대신 몇년전부터 시계탑 사거리 인근이 문화의거리로 조성되며 새로운 변신을 꾀하고 있다. 최근에는 기존 문화의거리였던 옛 울산초등학교부터 시계탑을 너머 울산교까지 490m 전 구간으로 확장되기도 했다.

추억을 떠올리고 싶은 중장년층 이라면, 이 가을이 다 가기 전에 사랑하는 사람의 팔짱을 끼고, 그 시절 그 거리를 다시 걸어보면 좋을 것이다. 건물과 가로수, 네온사인 등은 달라졌지만 조붓한 오솔길에 서려있는 기억의 단편은 여전히 그 속에서 맴돌고 있다.

세월이 흐르면 사람처럼 도시의 얼굴도 바뀌어가기 마련이다. 중구 문화의거리가 도심 속의 명물이 되고, 걷고 싶은 거리로 자리 잡게 된 데는 역설적으로 울산의 도시화가 가장 큰 영향을 끼쳤다고 할 수 있다.

무엇보다 이번 주말인 19~21일 중구 문화의거리에서는 3가지 문화축제가 한꺼번에 열린다.

문화의거리에서 일어나는 공연전시와 아트프리마켓 등 ‘이상한 나라의 울산큰애기’, 문화예술을 즐기는 일반인들의 축제인 주민취미생활동아리축제, 문화의거리 내 갤러리와 작업실을 개방하는 문화예술주간행사가 동시에 개최돼 더욱 풍성한 볼거리가 기대된다.

 

박정관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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