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씨 사후 관리 부실 우려
계약후 4년뒤 재협약 요청

고향이 장생포인 가수 윤수일을 대표 콘텐츠로 울산 남구청의 ‘장생포마을 옛길 복원사업’이 한창인 가운데 윤수일 콘텐츠가 빠지면서 난항을 겪고 있다.

당초 남구청은 마을 곳곳에 윤수일 노래가 흘러나오는 스피커를 설치하고, 윤수일 음악을 주제로 하는 벽화 거리를 조성할 계획이었다. 윤씨는 사후 관리 부실을 우려해 조성사업 4년 뒤 유지보수를 위한 재협약을 요청했지만, 남구청은 행정절차상 어려움으로 이를 거절했다.

윤씨는 “만약 시설이 훼손되고, 제대로 관리가 되지 않는다면 가수로서의 이미지 타격을 피할 수 없다. 사업을 추진하는 것만큼 유지보수와 같은 사후관리도 중요하다는 생각으로 4년 뒤 재협약을 요청했다. 하지만 불가능하다고 하니, 계약을 진행하기 어려웠다”고 설명했다.

저작권·초상권 등도 문제가 됐다. 이를 무상으로 사용하게 해달라는 남구청의 요청을 윤씨가 받아들이기 힘들었던 것이다.

윤씨는 “고래축제가 지자체 예산없이 치뤄지던 시절, 10여년 간 고향을 위해 봉사했는데 예산확보 후에는 한 번도 가수 윤수일을 찾지 않았다. 봉사한 시간은 잊고 저작권, 초상권, 저작인적권, 재산권 등을 무상으로 해달라는 제안은 음악인으로서 자존심이 상하는 일”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남구청과 가수 윤씨는 여러차례 협의를 시도했지만, 결국 의견차를 좁히지 못하고 계획이 무산된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옛길 복원은 △마을이야기 △옛길이야기 △노래이야기 등 3개 구간으로 꾸며질 계획이었으나 그 중 노래이야기 길은 전면 수정할 수밖에 없게됐다.

남구청 관계자는 “가수 윤수일 조형물 대신 노래 부르는 아이들 조형물로 대체하거나, 윤수일 음악 대신 다른 대중음악을 틀어주는 안을 검토 중이다. 아니면 노래이야기 길이 완전히 빠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윤씨와는 행정절차상 의견이 맞지 않았을 뿐 감정적인 다툼은 없었다. 함께 사업을 하지 못해 아쉽지만, 고향과의 인연은 꾸준히 이어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장생포마을 옛길 복원사업은 장생포로 179 일원 650m 구간에 역사·문화 탐방로를 조성하는 사업이다. 옛 우물 복원, 아트타일 및 상징게이트, 음향시설, 포토존 등 각종 편의·관광 시설물을 설치할 계획이다. 사업비는 시비 10억원, 구비 5억원 등 총 15억원이며, 내년 상반기 중으로 마무리될 계획이다. 석현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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