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 2년차 지역업체가 만든 '짠짠짠' 하루 만에 3만명 시청

▲ '짠짠짠' 앨범 재킷 [컬처팩토리 아지트 제공=연합뉴스]

[경상일보 = 연합뉴스 ]  창업 2년 차 음원 제작회사의 트로트 뮤직비디오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수많은 대중음악가가 수도권이 아닌 지역에서 음원을 발표하며 활동하지만, 트로트 장르 음원을 발매하는 사례는 드물다.

    방송과 무관하게 자생하는 인디음악과 달리 트로트는 방송 의존도가 높은데 지역 음원 제작사가 방송출연 기회를 잡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트로트 음악은 수도권 제작사 전유물로 남아 있다.

    지난해 4월 사회적기업 육성사업에 참여해 대구에서 창업한 '컬처팩토리 아지트'는 최근 가수 수미가 부른 '짠짠짠' 음원을 공개했다.

    이 노래는 일렉트로닉댄스뮤직(EDM)에 기반을 둔 트로트 리듬에 술을 소재로 한 기발한 가사가 젊은 직장인 애환을 재미있게 표현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첫 잔은 원샷, 두 번씩 꺾어 먹기 있기 없기' 등 젊은층이 즐겨 사용하는 용어와 중독성이 강한 훅이 수미의 시원스런 목소리와 함께 어울려 어필하고 있다.

    회사 측은 방송을 활용할 수 없는 소규모 지역업체가 활용할 홍보·마케팅 수단이 뮤직비디오라고 판단해 제작에 심혈을 기울였다.

    지난해 말 걸그룹 '트와이스' 커버댄스로 화제가 된 '대구관광' 홍보영상을 비롯해 다수 인디밴드 뮤비를 만든 노하우와 SNS의 파급력에 승부를 걸었다고 한다.

    뮤비 완성도를 높이는 데 비용이 만만치 않아 어려움을 겪었지만, 지역 화장품업체 '미토피아'가 지원하고 '폭탄주 이모'로 널리 알려진 함순복씨가 기꺼이 출연에 응했다.

    기획한 지 3개월 만에 마침내 코믹한 줄거리에 폭탄주 제조 현장까지 담아 러닝타임 3분여가 지루하지 않은 뮤비가 나왔다.

    지난 17일 한 페이스북 페이지에 게시한 영상은 하루 만에 조회 수 3만건을 훌쩍 넘겼다. 유명 가수에 비길 바는 아니지만, 무명 가수 노래로는 성공이었다.

    페이스북에는 '회식자리 필수곡이 되겠다' '외워서 만나자' 등 댓글이 달렸다.

    이 회사 최남욱 대표는 젊은 시절 '잘 나가는' 작곡가·프로듀서였지만 트로트 음원 제작은 처음이라고 한다.

    수미 역시 드라마 '분홍 립스틱', '주홍글씨' 등의 삽입곡을 부르고 유명 가수들의 라이브와 음반에 코러스로 참여한 베테랑임에도 트로트 분야 도전은 첫 시도다.

    김정민의 '굿바이 마이 프렌드'를 만들고, 임재범 5집 전곡을 작곡·프로듀싱한 최 대표는 10년 전 한 대학 초빙교수로 고향에 돌아와서 인디밴드 활동을 하는 후배들과 의기투합해 창업했다.

    그는 지역에서 음악만 해온 후배들이 음악을 지속할 길을 찾겠다는 각오로 음원·뮤직비디오 제작·유통 회사를 만들었다.

    최근에는 회사 일에 주력하기 위해 서울지역 강의를 모두 접고 경북과학대 실용음악과에만 출강하고 있다.

    최 대표는 "지역에서 만든 트로트 음원이 방송을 타기가 '하늘의 별 따기'만큼이나 어렵지만, 노래와 가사가 재미있고 뮤직비디오 퀄리티가 좋아 SNS를 통한 입소문에 기대를 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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