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세홍 사회부 기자

전북 익산에서 개최된 제99회 전국체육대회가 끝났다. 전국체전은 내년이면 100회째를 맞는 명실상부 국내 최대 규모의 체육대회지만, 최근의 전국체전을 보면 국내 최고의 스포츠 대회라는 명성이 무색하다. 시민들의 관심과 주목을 거의 받지 못해 그들만의 리그로 전락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번 대회 5관왕에 오른 ‘마린보이’ 박태환은 전국소년체전이 배출하고, 전국체전에서 성장했다. 14년 전인 지난 2004년 전주에서 열린 제33회 전국소년체전에서 4개 종목을 휩쓸며 대회 MVP로 선정, 혜성처럼 등장했다. 이듬해인 2005년 울산에서 열린 전국체전에서 박태환은 남고부 자유형 400m에서 한국신기록을 세우며 대회 4관왕에 올랐고 대회 MVP에 등극했다. 이후 박태환은 베이징올림픽 등 세계 규모 대회에서도 승승장구했지만, 여러가지 이유로 부침을 겪었다. 그랬던 그가 보란듯이 이번 전국체전에서 재기에 성공했다.

박태환처럼 울산에서도 장밋빛 미래를 기대할만한 혜성같은 선수가 여럿 있다. 육상 중장거리에서 울산 선수로는 최초로 금메달을 따낸 김건오와 성인부에 처음 참여한 역도의 이민지, 초등학생때부터 모은 전국대회 금메달이 수십개는 되는 수영의 김수지 등은 앞으로가 더 기대되는 선수들이다.

보강해야 할 과제도 만만찮다. 울산은 타지역에 비해 체육 저변이 넓지 않다. 중·고·대학교 선수층이 극히 얇고 지역의 실업팀도 적어 우수 인재를 외부로 다 빼앗기는 환경이다.

사실 배드민턴 여고부 범서고가 이번 대회를 통해 이뤄낸 ‘전국체전 3연패’는 기적에 가깝다. 울산의 여자 배드민턴 선수는 초·중·고를 다 합쳐도 20여명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전국체전 관심도가 매년 떨어지고 있지만, 전국체전은 국내 엘리트 체육의 산실로 아시안게임과 올림픽, 세계선수권대회 등 각종 국제대회에서 한국의 스포츠 위상을 높이고 지역의 체육발전에도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전국체전을 개최하는 도시는 경기장 신설과 개·보수 등 체육시설 기반을 확충하고, 전국체전 개최를 통해 지역체육 저변확대 계기로 삼을 수 있기 때문이다. 앞으로 3년 후, 울산에서는 제102회 전국체육대회가 개최된다. 필요한 것은 시민들의 적극적인 관심과 참여, 그리고 울산시 차원의 철저한 준비다.

정세홍 사회부 기자 aqwe0812@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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