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수소전기 시내버스’ 전국 최초 1년간 시범운행

▲ 전국 최초로 시범운행되는 수소전기 시내버스가 22일 울산시 동구 대왕암공원에서 출발하자 시민들과 취재진들이 운행모습을 촬영하고 있다. 김동수기자 dskim@ksilbo.co.kr

“소음·진동 적고 내부 넓어”
내빈·승객 감탄사 이어져
운전기사 “출력 좋고 안전”
초미세먼지 제거 안내문에
마스크 벗는 승객도 보여

수소경제 선도도시를 꿈꾸는 울산이 대한민국 수소연료전지 버스 대중화를 위한 첫발을 뗐다.

22일 오후 3시30분 울산 동구 대왕암공원. 전국 최초로 시범운행에 들어간 수소전기 시내버스에 올라탄 내빈들과 승객들의 표정은 상기돼 있었다. 버스가 출발한 뒤에는 기대감이 놀라움으로 변하며 버스 내부에는 감탄사가 이어졌다.

자칭 버스 탑승 경력만 20년이 넘었다는 박순교(여·57)씨는 “운전을 할 줄 몰라 버스만 20년 넘게 탔다”며 “그동안 수많은 버스를 타고 다녔는데 이처럼 조용한 버스는 처음이다. 창밖을 보지 않으면 움직이는 것도 안느껴진다”고 혀를 내둘렀다.

이번에 시범운영에 들어간 수소전기버스는 평창동계올림픽 등에서도 시범운영한 양산형 3세대 차량으로 이미 전세계에 소개된 바 있다. 수소와 산소를 반응시켜 생산된 전기로 모터를 돌리기 때문에 일반 내연기관 버스 보다 소음과 진동이 적어 승차감이 뛰어나다.

미끄러지듯 부드럽게 운행되는 버스안에서 승객들은 수소전기버스의 친환경 기능에도 큰 관심을 보였다.

한 승객은 해당 버스가 ‘3단계 공기필터와 막 가습기 등 3단계 공기정화 시스템을 도입해 대기 중 초미세먼지 99.9%를 제거하고, 배기가스 없이 물만 배출한다’는 안내문을 읽다가 이날 미세먼지 때문에 쓰고 나온 마스크를 벗었다. 수소전기버스 1대는 중형 디젤차 40대가 내뿜는 미세먼지를 정화할 수 있다고 알려져있다.

일산해수욕장에서 버스에 올라 탄 김성호(27)씨는 처음 보는 수소전기버스에 당황한 것도 잠시 쾌적한 내부시설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그는 “버스 내부 공간이 넒어 마치 리무진 버스처럼 느껴진다. 조용하고 쾌적해 버스가 고급화된 것 같아 만족스럽다”고 소감을 전했다.

버스 내부에 있던 현대차 직원은 “수소전기버스가 처음으로 상용 노선에 투입돼 일반 승객을 싣고 잦은 주행을 하는 만큼 차량 안전성과 내구성능을 대폭 개선해 노선버스 운행에 최적화되도록 했다”고 부연했다.

이날 전국에서 처음 운행을 시작한 수소전기 시내버스 운전대를 잡은 울산여객 소속 김창열(63)씨도 감회가 남달랐다고 수소전기 버스의 첫인상을 전했다.

그는 버스운전 경력 30년의 베테랑 운전기사로 본래 리무진 버스를 주로 운행했지만, 버스 운전 경력과 안전 운전 경력 등을 인정받아 특별히 첫 수소 시내버스의 첫 운전기사로 캐스팅됐다.

김씨는 “30년 동안 버스 운전 기사를 하면서 버스가 바뀔 때마다 거의 모든 버스를 다 몰아봤다. 그 중에서도 오늘 운전하는 수소 시내버스는 안정성이 남다르다”며 “버스 자체의 출력도 상당히 좋은 것 같다. 아무쪼록 손님들이 편안하게 버스를 타시고 대중교통을 많이 이용하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날 수소전기 시내버스 첫 운행에서는 웃지 못할 헤프닝도 벌어졌다. 버스에 탔던 승객 중 한 명이 현대중공업 앞에서 하차하려고 했으나 운전석 쪽에 하차벨 표시 알람이 없어 버스기사가 미처 확인하지 못하고 곧장 출발하려다 멈췄다.

하차벨을 눌렀던 승객이 “버스가 너무 조용하니까 하차벨도 안 울린 것 같다”고 웃어넘겼다. 운행과정에서 나온 문제점들은 시범운행을 하면서 보완한다는 방침이다.

한편 내년까지 약 1년간 시범운행하게 될 124번 수소전기 버스는 울산 율리 공영차고지에서 대왕암공원까지 왕복 총 56㎞ 구간을 1일 2회 운행하게 된다. 김준호·김현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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