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Defensive Measure 0063’

(110×73cm digital print 2009)

자신의 이익을 위한 공격적인 성향이 드러나고, 분노를 참지 못해 무고한 사람을 해치는 사건이 하루가 멀다하고 발생한다. 어느 날 갑자기 나에게 닥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하면 방어용 무기를 지니고 다녀야 할까라는 생각을 해본다. 실제로 유학시절 늦은 밤 골목에 들어서면, 열쇠의 날카로운 부분을 손에 꼭 쥐고 걷곤 했다.

손종준 작가는 인간, 혹은 자신을 방어하기 위한 기능적 역할을 수행하는 하나의 ‘도구’로 작품을 제작한다. 그의 작품의 근원적 주제는 ‘Defensive Measure’이며, 이 ‘자위적 조치’는 말그대로 적이나 타인으로부터 나 스스로를 지킨다는 의미이며, 자신에게 다가오는 위험 요소를 제거하려는 경향으로 해석될 수 있다.

이 장치가 제작되면 착용자를 선별하고, 그 과정 속에서 사회에서 소외되거나 인간성이 점점 소실되어가는 ‘인간’을 찾아내어 작품에 대입한다.

▲ 기라영 화가·미술학 박사

이 장치는 ‘방어적 도구’이면서 ‘공격적 도구’이기도 하다. 실제로 이 장치를 보면 무기를 연상시킨다. 날카롭고 차가운 금속의 장치를 착용하고 거리를 활보하면 개인으로부터 또는 사회의 공격으로부터 이겨낼 수 있다는 것이다.

작가는 실제로 이 장치를 제작하고 착용자가 선별되면 이 장치를 착용하고 거리로 나간다. 이 퍼포먼스를 사진으로 다시 제작하기도 한다.

이제는 이 장치가 작가가 처음 대상으로 여겼던 사회적 약자 뿐 아니라 일반적인 모든 사람이 필요하고 통용이 가능한 장치가 되었다.

손종준 작가는 울산태화강 설치미술제와 아트프로젝트울산을 통해서도 작품을 선보인 바 있다. 오는 2018년 11월16일까지 ‘2018 SeMA Artist Guild’ 서울시립미술관 남서울분관에서에서 그의 작품을 마주할 수 있다. 기라영 화가·미술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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