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발전모델 제시등 없고

단순소개·여행기로 채워져

산건위 연수보고서와 대조

정치권 “부실 보고서” 지적

▲ 울산시의회(의장 황세영)는 23일 시의사당 다목적회의실에서 선진 우수 정책 사례 공유 및 시정 활용을 위한 의원공무국외여행 성과보고회를 개최했다.
울산시의회 환경복지위원회(위원장 전영희)가 지난달 말 실시한 공무국외연수가 끝난후 내놓은 결과보고서가 단순 ‘여행기’ 수준인데다 지역발전을 도모하기엔 내용이 상당히 ‘빈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사전질문지를 보내고 신북방경제협력 사업지 등을 둘러보며 지역발전을 고민하고 지역 접목방안까지 제시한 산업건설위원회(위원장 장윤호)의 결과보고서와 대조를 이루고 있다.

시의회 환복위와 산건위는 지난달 말 실시한 의원공무국외여행 결과보고서를 23일 내놨다. 앞서 환복위는 지난달 28일부터 지난 3일까지 싱가포르·말에이시아를, 산건위는 지난달 28일부터 지난 2일까지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와 바라롭스크를 다녀온 바 있다.

환복위 결과보고서를 보면 말레이시아 도시경관과 관련해 ‘도로 주변이 깨끗하게 정비돼 잡풀 하나 없었다’, 싱가포르 도시개발청(URA) 방문 결과로 ‘도시계획이 40~50년 후를 예측한 장기계획과 5~10년 사이 단기계획으로 만들어져있다’를 비롯해 싱가포르의 출근길 아침을 사먹는 문화와 관련해 ‘싸고 편리하게 식사를 해결할 수 있지만 어느 나라에도 없는 우리의 밥상머리 교육을 계승할 필요도 있다’, 우리나라 지하철보다 느린 싱가포르 경전철, 국립 식물원 방문 등 인터넷에서 쉽게 찾을 수 있는 단순 소개나 여행기로 채워져있다.

싱가포르 창이공항을 둘러보고는 ‘작은 공간에도 나무를 심거나 수직조경을 조성해 실내공기 정화에 나서고 있다. 마치 동화의 나라에 온 듯한 느낌이다’는 평을 냈다.

오·폐수를 세계 최고 수준의 수질로 정화하는 싱가포르 ‘뉴워터 비지트 센터’ 견학 후기로는 ‘우리도 평소 물과 공기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절약하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는 식의 수준 이하 시사점을 냈다.

물론 말레이시아 가로수를 살펴본 뒤 ‘울산에도 가로수 관리 조례 등을 만들고 나무 관리 전문가를 양성해야 한다’ 등의 내용도 있지만 이 역시 해외연수를 다녀오지 않아도 충분히 조언할 수 있는 내용이다.

반면 산건위는 한반도 평화분위기에 맞춰 러시아 극동지역과 울산의 경제협력을 도모할 수 있는 내용을 보고서에 담았다.

특히 블라디보스토크 코트라 무역관과 물류업체, 상업항 및 항만시설, 하바롭스크 주정부, 시베리아 횡단철도 등을 둘러본 뒤 지역기업 진출시 인센티브, 조선해양산업 교류, 러시아 가스 또는 석유의 울산 활용·거래 가능성 등 경제우호협력이 가능한지 사전질문 및 답변 등을 통해 점검하기도 했다.

또 울산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 극동 러시아·북극해항로의 신규물동량 창출을 위한 비즈니스모델 개발 필요, 러시아의 풍부한 자원을 울산으로 유치할 수 있는 방안 검토, 건설·자동차부품·화학제품과 관련한 울산기업의 러시아 진출 가능성 등 신북방경제협력과 관련한 울산의 접목방안도 담겨 있다.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환복위가 대표적인 물부족국가인 싱가포르의 오·폐수 정수 시스템을 보고 왔다면 당연히 울산의 물문제 해결을 위한 해법이나 적용방안을 제시하는게 정상이지만 물 절약을 생활화해야 한다는 식의 의견을 냈다”며 “매번 외유성 논란에 휩싸이면서도 이처럼 부실한 보고서를 내 실망스럽다”고 지적했다.

이왕수기자 wslee@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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