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범죄 피해 고국 떠난
7300명의 중미 이민자 행렬
열악한 환경속 사상 줄이어아직 남은 여정 1800㎞ 이상

가난과 폭력, 범죄를 피해 미국 정착을 희망하는 중미 출신 이민자 행렬(캐러밴·Caravan)이 23일(현지시간) 이동을 잠시 멈추고 휴식을 취했다.

멕시코에 진입한 중미 이민자들은 전날 남부 치아파스 주의 타파출라를 출발해 40㎞ 떨어진 우익스틀라에 도착했다고 엘 우니베르살 등 현지언론이 전했다. 이들은 시내 광장 주변에 모여 비닐 등을 덮고 노숙하거나 임시 텐트에서 하룻밤을 보냈다.

수많은 이민자가 노숙하며 열악한 환경 속에서 생활하다 보니 기침 등 호흡기 질환 증세를 보이는가 하면 장시간 이동에 따른 발 부상 등으로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일부 어린이들은 고열을 앓고 있다.

이동식 병원 차량이 이날 광장 안에서 아픈 이들을 진료했다. 이동식 화장실과 샤워시설도 광장 구석에 설치됐다.

멕시코나 미국에서 난민 지위를 인정받아 일자리를 얻고 정착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캐러밴은 지난 12일 160명 규모로 온두라스 북부 산 페드로 술라 시를 출발했고 현재 규모가 7300명으로 늘어났다.

캐러밴 본진은 멕시코에 진입한 후 75㎞를 이동했다. 아직도 최단 거리상에 있는 미국 남부 국경까지 1800㎞ 이상을 더 가야 한다.

캐러밴은 이동 중 사고 위험에도 노출되고 있다. 현재까지 최소 3명이 사망했다.

캐러밴은 24일 날이 밝는 대로 북쪽으로 61㎞ 떨어진 치아파스 주 마파스테펙으로 이동을 재개할 예정이다.

시 당국은 음식과 물을 비롯해 기본적인 진통제, 수분 보충 수액을 이민자들에게 제공했다. 시민들도 이들에게 음식, 물, 약, 옷 등을 전달하며 온정의 손길을 내밀었다. 많은 멕시코인은 자신들이 과거에 겪은 비슷한 경험을 생각하며 캐러밴에 동병상련을 느낀다. 멕시코시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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