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허성환 농협구미교육원 교수

세계적인 가수란 수식어가 더 이상 어색하지 않은 아이돌그룹 방탄소년단이 UN에서 연설을 했다. 전 세계 청년들에게 자신을 사랑하며 자신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라는 따뜻한 울림을 남겼다. 리더인 RM (김남준)은 연설을 통해 어린 시절엔 꿈으로 가득했던 자신 역시 자라면서 자신이 아닌 남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게 됐다며 음악이 자신의 유일한 안식처였다고 고백했다. 그리고 여러 번 실패하고 포기하고 싶었으나 다시 일어서서 지금의 자리에 서게 됐다며 세계 모든 청년들에게 자기 자신을 먼저 사랑하라고 조언했다.

실제로 방탄소년단이 발표한 <LOVE YOURSELF> 통해 언어권이 다른 지역의 청년들이 그들의 음악을 듣고 삶의 어려움을 이겨내고 자신을 사랑하게 됐다는 고백이 있었다고 한다. 그는 자기 자신에 대해서 이야기 하고 자신을 사랑하라는 말을 남겼다. 얼마나 아름다운 연설인가. 대한민국 청소년의 사망원인 1위가 자살이다. 또한 4명중 1명은 일상생활을 중단할 정도로 슬프거나 우울감을 느끼고 있다고 한다.

2013년부터 2017년까지 스스로 목숨을 끊은 10대청소년이 556명이나 된다. 더욱이 심각한 것은 10대 자살률이 점점 증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가장불화나 우울증, 성적 비관 등이 주요 이유인데, 상대적 박탈감이나 과도한 경쟁으로 인한 성적 비관, 경쟁에서 밀리면서 생기는 우울증 등은 우리 사회의 병폐를 고스란히 드러내는 것 같아 가슴 아프다.

이제 우리 청소년들에게 과도한 경쟁이나 성적 중심의 학업을 벗어나 자신의 내면에 귀 기울이라는 조언이 절실하다. 무엇이 자신의 가슴을 뛰게 하는지, 어떻게 하면 가슴 뛰게 하는 일을 선택하고 집중할 수 있는지, 어떻게 하면 자신을 사랑할 수 있는지를 알려 줘야 할 때다.

어른들은 말한다.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라고. 하지만 정작 학교의 서열을 매기고, 성적으로 아이들을 평가하고, 표준화된 시스템에 아이들을 끼워 넣기 바쁘다. 때문에 어른들의 가르침은 공허하게만 들릴 것이다. 교육제도에서부터 서열화를 멈춰야 한다. 누구와 경쟁하는지도 모른 채 경쟁에 휘둘리는 시스템을 고쳐야 한다.

인구노령화와 저출산 정책에만 관심을 갖는 인구정책은 편협하다. 이미 존재하는 우리 사회 구성인들이 올바른 사회인으로 잘 성장하도록 돕는 것 역시 중요한 정책이다. 10대 청소년 자살률을 걱정만 해서는 안 된다.

아이들은 도움이 필요하다. 자신의 진짜 이름이 무엇인지 알게 해야 한다. 진정 자신의 심장을 뜨겁게 만드는 것이 무엇인지 깨우치게 해야 한다. 자신이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지 스스로 자신을 사랑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어른인 우리들이, 우리 사회가 해야 할 일이다.

허성환 농협구미교육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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