反트럼프 인사·언론 대상
동시다발 테러협박 시도
경찰 “동일 용의자 추정”
美 중간선거 변수될지 주목

▲ 미국의 11·6 중간선거를 열흘가량 앞두고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부인이자 2016년 민주당 대선후보를 지낸 힐러리 클린턴 전 미 국무장관, CNN방송 앞으로 폭발물이 든 소포 배달이 시도돼 24일(현지시간) 미 연방수사국(FBI) 등 수사당국이 즉각 수사에 착수했다. 사진은 이날 경찰 저지선이 쳐진 타임워너 빌딩 앞에서 수사요원 등이 긴박하게 움직이는 모습. 뉴욕 AFP=연합뉴스

미국의 11·6 중간선거를 열흘가량 앞두고 민주당 출신인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과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부인이자 2016년 민주당 대선후보를 지낸 힐러리 클린턴 전 미 국무장관 앞으로 폭발물이 든 소포 배달이 시도돼 미 연방수사국(FBI) 등 수사당국이 즉각 수사에 착수했다.

또 뉴욕 맨해튼의 타임워너 빌딩에 입주한 CNN방송 뉴욕지국에도 폭발물 소포가 배달돼 직원들이 긴급 대피하는 소동이 발생했다.

이 밖에도 최소 3명의 민주당 측 인사들에게 폭발물로 의심되는 소포가 배달된 것으로 나타나 이틀 전 민주당 기부자인 억만장자 조지 소로스에게 배달된 것까지 포함해 총 8건의 폭발물 소포가 드러났다.

수사당국의 사전 차단 등으로 다행히 피해는 없었지만, 중간선거가 임박한 때에 ‘반 트럼프’ 진영의 주요 인사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강도 높은 비판을 해온 언론을 향한 테러 협박 시도라는 점에서 선거에 변수로 작용할지가 주목된다.

전직 대통령을 경호하는 미 비밀경호국(SS)은 24일(현지시간) “오바마 전 대통령과 클린턴 전 장관의 자택에 배달될 수 있는 잠재적 폭발물을 각각 탐지해 차단했다”고 밝혔다. 비밀경호국은 성명에서 “해당 소포들은 일상적인 우편물 검사 절차에서 폭발성 장치로 즉시 확인돼 적절하게 처리됐다”며 “경호대상자들은 소포를 받지 못했고 받을 위험도 없었다”고 말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워싱턴DC에 자택이 있고, 힐러리 전 장관은 클린턴 전 대통령과 함께 뉴욕시 교외에서 거주한다. 오바마 전 대통령 자택이 수신처인 소포는 이날 오전에, 클린턴 전 장관 자택으로 보내려 한 소포는 전날 저녁에 각각 발견됐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클린턴 전 장관은 당시 민주당 중간선거 지원을 위해 플로리다를 방문 중이었으나, 클린턴 전 대통령은 자택에 머물렀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언론은 전했다. 또 이 소포들은 지난 22일 민주당 기부자인 억만장자 조지 소로스의 뉴욕 자택으로 배달된 폭발물과 유사한 파이프 형태의 폭발물(pipe bomb)이라고 미 언론들이 전했다. 문제의 소포들은 비슷한 서류봉투에 성조기 모양을 비롯한 여러개의 우표가 붙어있고, 안에는 검정색 테이프로 감싼 파이프 형태의 폭발물이 들어있었다.

수사 당국은 동일범의 소행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수사를 진행 중이다. 뉴욕 경찰의 반테러 책임자인 존 밀러는 모든 폭발물이 한 명 또는 복수의 동일한 용의자로부터 발송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맨해튼 콜럼버스서클에 있는 타임워너 빌딩의 지하 ‘CNN 우편물 보관소’에서 이날 오전 발견된 폭발물은 “조잡하지만, 작동(폭발) 가능한 것이었다”고 한 소식통은 AP통신에 전했다.

이 빌딩에는 CNN 뉴욕지국이 입주해 있다. 우편물에는 CNN에 자주 출연해온 존 브레넌 전 중앙정보국(CIA) 국장이 수신자로, 민주당 소속 와서먼 슐츠(전 민주당 전국위원회 위원장) 연방 하원의원의 플로리다 주소가 반송 주소지로 각각 적시된 것으로 전해졌다. 워싱턴·뉴욕=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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