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 공관 "오후 2시께 노약자 등 괌 이송 후 순차적 귀국"

▲ 슈퍼 태풍 '위투'로 사이판에 발이 묶인 한국 관광객을 태울 대한민국 공군의 C-130 허큘리스 수송기가 27일 사이판 국제공항에 도착했다. [독자 박준호 씨 촬영 제공] photo@yna.co.kr

슈퍼 태풍 '위투'가 휩쓸고 지나간 사이판에 발이 묶인 한국 관광객 중 일부가 괌을 경유해 귀국길에 올랐다.

한국 공군 C-130 허큘리스 수송기는 27일 낮 12시 20분께(이하 현지시간, 한국시간 오전 11시 20분) 사이판 국제공항에 도착했다.

이 수송기는 오후 2시께 한국 관광객 85명을 태우고 괌으로 향했다.

현지 소식통은 연합뉴스와 한 통화에서 "탑승자 중에 겉으로 보기에 다친 사람은 없었다. 노약자와 임신부, 자녀를 동반한 부모 등을 선착순으로 태워 괌으로 출발했다. 탑승한 이들은 모두 관광객들이다"라고 말했다.

사이판을 담당하는 우리 공관인 괌의 하갓냐 한국출장소에 따르면 괌에 도착한 한국인들은 즉시 출국 수속을 밟고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하게 된다.

한국군 수송기는 이후 사이판으로 돌아가 오후 5시 20분께 한국인 관광객과 교민들을 괌으로 또 이송할 계획이다.

▲ 2018년 10월 26일 슈퍼태풍 '위투'의 여파로 폐쇄된 사이판 국제공항 한켠에 완파된 경비행기의 잔해가 나뒹굴고 있다.[AP=연합뉴스]

이날 사이판 국제공항 인근에는 탑승 대상자 150명과 예비인원까지 160명의 한국인 관광객이 몰려 군 수송기 탑승을 기다리고 있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일부 관광객은 탑승 순서와 관련해 항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갓냐 한국출장소는 "각 여행사 및 한인회와의 협의를 통해 군용기 탑승 우선 대상자 명단을 마련했다"며 "질병이 있으신 분이나 부상자, 임산부, 노약자가 우선 대상"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우선 대상자로 선정된 분들은 군용기로 괌으로 이동한 뒤 우리 국적 항공기 여유 좌석 여부에 따라 27일 오후 3시 10분부터 순차적으로 귀국하게 된다"고 덧붙였다.

2018년 10월 26일 슈퍼 태풍 '위투'로 피해를 본 사이판 국제공항을 촬영한 위성 사진(오른쪽)과 지난 2월 동일한 각도로 찍은 사진(왼쪽)이 대조를 이루고 있다. [AP=연합뉴스]
사이판 국제공항에 내린 한국 공군 수송기는 섬에 고립된 한국 관광객과 교민을 위한 간편식과 물 등 구호물품도 함께 전달했다

▲ 2018년 10월 26일 슈퍼 태풍 '위투'로 피해를 본 사이판 국제공항을 촬영한 위성 사진(오른쪽)과 지난 2월 동일한 각도로 찍은 사진(왼쪽)이 대조를 이루고 있다. [AP=연합뉴스]

한편, 현지에는 군 수송기 탑승을 신청할 수 있음에도 민항기 운항 재개를 기다리는 이들이 상당수다.

4살 딸과 함께 사이판을 찾았다가 발이 묶였다는 문모(34)씨는 "더 어린 아이들이 많은 데다 군용기에 타려면 남편은 여기 남아야 한다고 해 그냥 기다리기로 했다. 다행히 조금 전 아시아나 항공이 곧 운항을 재개한다는 소식이 전해져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아시아나 항공은 28일 임시편 2편을 편성해 24∼27일 결항된 아시아나 항공에 탈 예정이었던 승객 500명가량을 귀국시킬 예정이다.

제주항공도 같은날 임시기를 운영하기로 결정했다.

티웨이항공 역시 28일 임시기 투입을 위해 현지 당국과 협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상일보 =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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