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동진 울산대학교병원 외과 교수가 병원을 찾은 환자를 진료하고 있다.

당뇨·고혈압·뇌졸중등 유발하고
우울증 발생률도 높아 치료 필요
비만대사 수술에 보험적용 시급
세계적 검증된 ‘루와이위우회술’
수술 복잡하고 내시경 불가 단점
국내에서는 ‘위소매절제술’ 선호

◇대사혈관성질환·암 발생률 높이는 ‘비만’

세계보건기구(World Health Organization)는 ‘건강을 해칠 정도로 지방조직에 비정상적인 또는 과도한 지방이 축적된 상태’를 비만으로 정의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체질량지수(체중을 신장의 제곱으로 나눠 구함)를 기준으로 했을 때 23 이상을 과체중, 25 이상을 비만, 그리고 30 이상을 고도 비만이라고 정의한다.

우리나라의 성인 비만 인구는 최근 지속해서 증가하는 추세를 보인다. 국가지표체계 자료에 따르면, 체질량지수 25 이상으로 비만을 정의했을 때, 1998년부터 2016년까지 전체 성인 인구에서 비만의 유병률은 26%에서 34.8%로 증가했다. 이 중 남성 비만 인구는 25.1%에서 42.3%로 지속적으로 증가했지만, 여성 비만 인구는 26.2%에서 26.4%로 큰 변화가 없었다. 하지만 체질량지수 이상의 고도 비만은 전체 인구, 남자, 여자 모두에서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박동진 울산대학교병원 외과 교수는 “여러 연구들에 의하면 비만은 당뇨병, 고혈압, 고지혈증, 허혈성 심질환, 뇌졸중 등 대사 혈관성 질환 등의 발생과 연관돼 있으며 거의 모든 종류의 암 발생도 증가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국의 경우 비만으로 인한 사망은 매년 28만 건으로 추정되며, 이는 흡연 다음으로 미국에서 예방 가능한 사망 원인 중 두 번째를 차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뿐만 아니라 공공시설의 좌석, 출입문, 화장실 등도 고도비만인 사람들이 이용하기에 어렵게 만들어져 있다. 이로 인한 자긍심 저하, 빈번한 신체적 학대 경험과 사회적 어려움이 합해져 비만 환자 집단에서는 우울증 발생률도 매우 높다. 한국보건의료연구원 발표에 따르면 19세 이상 성인을 대상으로 조사했을 때 고도비만군은 1개 이상의 질병이 있을 가능성이 1.76배, 자가스트레스는 1.38배, 자살 생각은 1.3배, 자살 시도는 2.14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 비만대사 수술법의 하나로 전 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시행되는 ‘루와이위우회술’. 위를 15~30㎖ 정도만을 남기고 나머지 위와 분리한 후 소장과 연결하는 방법이다.

◇효과적 체중감량·유지 위해선 수술받아야

비만의 치료 목표는 비만과 관련된 질환을 개선하고 합병증을 예방하는데 있다.

박 교수는 “비만의 기본적인 치료 방법은 생활습관 개선을 포함한 식이 및 행동요법과 운동요법이며, 보조적으로 약물요법이 시행되고 있다. 하지만 이런 치료 방법은 치료가 중단되면 다시 체중이 증가하는 문제점이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제한점을 극복하기 위해 비만대사 수술이 도입돼 행해지고 있다.

박 교수는 “비만대사 수술이 고도 비만 환자의 장기간 체중 감소를 유지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다. 비만 인구에 대해 적절한 체중감량을 위한 방법을 강구하지 않는다면 여러 합병증으로 인해 환자들이 고생하는 것은 물론 국가적으로도 의료비 및 사회적 비용의 상승을 피할 수 없게 된다. 따라서 우리나라도 이런 심각성을 인지하고 비만대사 수술의 보험 급여화를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도비만자의 수술적 치료는 1950년 처음 시작됐다. 효과적으로 체중을 감량하고, 감량한 체중을 장기간 유지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박 교수는 “수술을 통해 칼로리의 섭취나 흡수를 줄일 수 있다. 비만대사 수술은 크게 섭취 제한형과 흡수 제한형으로 나뉘며 대표적인 수술법으로는 ‘루와이위우회술’ ‘위소매절제술’ ‘조절형 위밴드 삽입술’ 등이 있다”면서 “‘루와이위우회술’은 전 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시행돼 그 효과가 여러 면에서 검증된 수술법이다. 위를 15~30㎖ 정도만을 남기고 나머지 위와 분리한 후 소장과 연결하는 방법이다. 미국에서 비만 수술의 표준으로 인정받고 있으나 수술이 다소 복잡하다는 점과 남아 있는 위에 대한 내시경 검사를 할 수 없다는 단점이 있다”고 말했다.

또 그는 “‘위소매절제술’은 위의 대만곡 부분을 절제해 100㎖ 정도의 위를 남겨놓는 수술이다. ‘루와이위우회술’에 비해 비교적 간단하면서도 수술합병증이 적고, 효과가 미흡할 경우 다른 수술로의 전환이 가능하다. 또 남아 있는 위에 대한 지속적인 검사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으며, 체중 감소효과 또한 ‘루와이위우회술’에 못지 않다. ‘위소매절제술’이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이 시행되고 있는 수술방법이며, 대부분 복강경을 이용해서 시행하고 있다.

끝으로 박 교수는 “아직은 지역 내에서 비만대사수술이 활발하게 시행되고 있지는 않으나 울산대병원은 부산, 울산, 경남권 병원 중 두 번째로 많은 비만 수술 경험을 보유하고 있다. 비만 인구가 늘어나고 있고 향후 비만대사수술이 급여화가 되면 비만 수술은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석현주기자 hyunju021@ksilbo.co.kr

 

저작권자 © 경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