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건축을 만들고, 건축은 다시 우리를 만든다.’ 윈스턴 처칠의 말이다. 도시화와 함께 건축이 곧 도시의 풍경이 됐다. 도시에서 생활하는 우리의 생각이 건축의 지배를 받지 않을 수 없게 된 것이다. 거주 또는 주거의 개념을 넘어 건축에 대한 재인식이 필요한 이유이기도 하다.

1일 울산건축문화제가 개막한다. 올해로 2회째다. 2016년 대한민국건축문화제를 울산에 유치한데 힘입어 지난해 울산건축문화제를 첫 개최했다. 6일까지 울산문화예술회관에서 열리는 올해 건축문화제 주제는 ‘건축, 일상 다반사’다. 높이 솟거나 거대한 것이 아니라 소소하고 일상적인 건축을 울산시민들과 공유하고자 하는 뜻이 담겼다. 지역건축가들이 바람이 시민들에게 어떻게 전달될지 관심이다.

건축인들의 잔치가 아니라 시민들과 함께 하는 문화제인만큼 프로그램이 다채롭다. 전시장과 체험장도 운영되고 심포지엄과 건축투어도 열린다. 울산문화예술회관 1~4전시장은 △전원주택 모형 △경로당·게스트하우스 모형 △울산시건축상 수상작 △동아리건축교실 △울산발전사 사진전 △전국 5대도시 건축교류전 △울산시건축대전 △도시디자인 공모전 등으로 꾸며진다. 대개의 전시작품이 우리가 사는 울산에 지어질 것을 가정하고 제작한 모형이므로 누구에게나 친근하고 쉽게 다가온다. 11명의 건축가들이 펼쳐놓은 전원주택, 10명의 건축가들이 작업한 게스트하우스와 경로당은 이번 건축문화제의 꽃이다. 3일 오후 2시 1전시장에서 열리는 ‘울산시건축상 수상작가와의 만남’은 건축가들이 직접 나와 수상작을 설명하고 그 건축물에 어울리는 음악을 선정해 연주자들이 음악을 들려준다. 건축에서 음악을 느끼는 이채로운 경험을 할 수 있는 흥미로운 프로그램이다.

지난해 처음 시작된 건축문화제는 기대 이상으로 성공적이었다. ‘우리집’이라는 주제가 시민들에게 친근감을 심어주어 전시장으로 수많은 발길을 끌어내는데 성공했다. 뿐만 아니라 작은 집 한채를 갖고 싶은 서민들의 꿈이 출품작에 투영되면서 관람객들은 요리조리 고개를 젖혀가며 모형을 살펴보는 진지함을 보이기도 했다. 올해 건축문화제를 준비한 울산시건축사회는 발제문을 통해 “평범함, 소소함, 하찮음에 주목하여 그 속에 숨겨져 있는 가치를 새롭게 발견하는 건축의 가능성을 찾는다”라고 밝혔다. 일상의 다반사이기에 더 특별하고 대단한 건축의 가치를 발견할 수 있을는지, 발걸음을 전시장으로 옮겨볼 일이다. 처칠의 주장대로라면 분명 좋은 건축이 늘어나면 좋은 사람도 많아지고 좋은 울산이 될 것이다. 건축에 대한 시민들의 높은 관심은 좋은 도시를 만드는 중요한 요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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