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시 울주군이 인구가 늘지 않고 있다. 1997년 15만명이던 울주군은 울산시가 광역시로 승격하면서 인구증가가 계속돼 2016년 2월 마침내 22만명에 이르렀으나 2년이 지난 지금까지 답보상태다. 전국 군지역 가운데 재정상태도 가장 좋고 규모도 가장 크다는 자부심을 최근 대구 달성군에 내주게 됐다. 달성군은 지난해 9월초 인구 24만명을 돌파한데 이어 올 1월 인구 25만명을 넘어섰다. 전국 82개 군 지역 가운데 독보적인 인구 1위다.

울주군이 ‘울주 인구 30만 도시개발 마스터플랜 수립을 위한 용역’을 발주했다. 인구유입을 유도하기 위해 어디에 어떤 도시 건설해야 할지 대책을 세우겠다는 것이다. 울주군은 면적도 넓은데다 국가공단과 KTX울산역, 바다까지 끼고 있을 뿐 아니라 양산·부산·경주 등과도 머리를 맞대고 있어 인구유입에 유리한 환경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구가 늘지 않고 답보상태인 것은 울주군이 인구증가에 안일하게 대처해왔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인구증가의 요건은 행복지수가 높은 도시다. 행복지수를 높이려면 일자리가 많고 정주여건이 좋아져야 한다. 신도시를 개발한다고 반드시 인구 유입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울주군은 일자리 증가의 기본요건인 산업단지조성에도 소극적이어서 지난 수년간 반천일반산업단지와 KCC일반산단 조성이 고작이다. 지난 십수년간 부침이 거의 없는 석유화학공단을 끼고 있으면서도 배후도시 조성에도 소홀했을 뿐만아니라 배후도시라 할 수 있는 덕신·온양 등 지역의 교육·문화적 여건에도 관심을 쏟지 않고 방치하다시피 해왔다.

달성군은 재정, 도시기반, 복지, 문화, 교육, 관광 등 전 분야에서 전국 최고의 군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는 것을 인구유입의 이유로 꼽고 있다. 2006년 테크노폴리스와 배후도시를 조성을 시작한 달성군의 평균연령은 38.5세다. 특히 테크노폴리스지역인 유가면의 평균연령은 32.7세다. 군지역임에도 젊은 층이 몰리고 있어 2019년 인구 30만 달성이 어렵지 않다고 말하고 있다. 출산율이 우리나라 합계 출산율 1.3명 보다 훨씬 높은 1.8명에 이른 충북 증평군도 ‘여유와 활력, 전통이 공존하는 풍성한 문화관광도시를 통한 행복지수가 높은 도시 조성’을 그 비결로 꼽고 있다.

30년 후엔 전국 기초자치단체 중 3분의 1이 ‘소멸 위기’에 놓일 것이라는 전망이 있다. 다수의 군지역이 그 대상이다. 물론 울주는 소멸을 우려할만큼 심각한 인구감소 지역은 아니다. 하지만 지금도 인구가 증가하는 군지역이 있다. 울주군이 이번 용역을 통해 성공적 신도시개발의 비결을 찾아낼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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