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 건너는 캐러밴 [로이터=연합뉴스]

[경상일보 = 연합뉴스 ]  미국 정착을 희망하는 중미 출신 이민자 행렬(캐러밴·Caravan)이 2일(현지시간) 미국 국경을 향해 이동을 재개했다.

    약 4천명으로 추산되는 1차 캐러밴이 이날 새벽 멕시코 남부 오악사카 주 마티아스 로메로에서 47㎞ 떨어진 도나히 마을을 향해 발걸음을 옮겼다고 밀레니오 TV 등 현지언론이 전했다. 도나히는 멕시코만과 접한 베라크루스 주 경계와 인접한 곳이다.

    1차 캐러밴이 현재 어떤 경로로 미국 남부 국경에 도착할지는 불명확하다.

    현재로선 멕시코 동부의 베라크루스 주를 경유해 미 텍사스 주 매캘런으로 가는 경로가 최단거리다.

    그러나 지난 4월 결성됐던 캐러밴이 멕시코만과 접한 베라크루스 주에서 갑자기 서쪽에 있는 수도 멕시코시티로 방향을 튼 뒤 북서부 티후아나 쪽으로 이동한 전례가 있어 이동 경로를 속단하기 힘들다.

    경로와 이동수단에 따라 다르겠지만 언제 1차 캐러밴이 미국 국경에 도착할지도 미지수다. 이르면 이달 중순이나 하순께 미 남부 국경에 도착할 것으로 점쳐진다.

    변수는 지난달 12일 온두라스에서 출발한 이민자들이 한 달 넘게 이어진 노숙과 비위생적인 환경 속에서 감기 등 각종 질병에 시달리고 있다는 점이다.

    이미 상당수가 오랜 여행에 따른 탈진과 발 부상 등으로 대오를 이탈했다. 차를 얻어 타고 이동하면서 발생할 수 있는 낙상 등의 위험에도 노출돼 있다.

    멕시코 내무부에 따르면 이날 현재 약 3천 명이 망명을 신청했다. 수백 명이 멕시코 정부가 제공한 교통편을 타고 집으로 돌아갔다.

    캐러밴은 세계에서 가장 살인율이 높은 온두라스를 비롯해 과테말라, 엘살바도르 등 중미 국가에서 폭력과 마약범죄, 가난을 피해 고국을 떠나 도보나 차량으로 미국을 향해 이동하는 이민자 행렬을 가리킨다.

    캐러밴을 막기 위해 멕시코와 접한 남부 국경에 현역 군인을 배치하겠다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계속된 압박에 자극받은 캐러밴이 4차까지 결성돼 미국을 향하고 있다.

    멕시코에 진입한 2차 캐러밴은 현재 1차 캐러밴보다 남쪽으로 약 320㎞ 뒤처진 치아파스 주에서 이동 중이다. 지난달 28일 500명으로 조직된 3차 캐러밴이 엘살바도르의 수도 산살바도르에서 출발한 뒤 현재 과테말라에서 북상하고 있다.

    지난달 31일에는 약 2천 명의 엘살바도르 이민자로 구성된 4차 캐러밴이 산살바도르에서 출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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