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사 현장마다 찾아다니며 돕던 '의인', 안타까운 죽음

▲ 2018년 11월 2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인근 해상에 떨어진 현지 국내선 여객기의 추락 현장에서 수색 작업을 하다 사망한 인도네시아인 잠수부 샤츠룰 안토(48). [트리뷴뉴스 홈페이지 캡처=연합뉴스]

[경상일보 = 연합뉴스 ] 189명을 태운 채 인도네시아 해상에 떨어진 보잉 737 맥스(MAX) 8 여객기의 추락 현장에서 수색 작업을 하던 인도네시아인 잠수부가 사망했다.

    3일 트리뷴 뉴스 등 현지언론에 따르면 인도네시아군과 수색당국은 자원봉사로 수색작업에 동참한 잠수 전문가 샤츠룰 안토(48)가 전날 밤 의식을 잃은 채 병원에 옮겨졌으나 결국 숨졌다고 밝혔다.

    군 당국자는 샤츠룰이 감압과 관련한 문제를 겪은 것으로 보인다면서 "전날 작업은 일조량 문제로 오후 4시(이하 현지시간)께 중단됐지만 그는 오후 4시 30분에야 잠수를 마치고 선상으로 귀환했다"고 말했다.

    그가 탔던 선박은 같은 날 오후 9시 30분께 자카르타 탄중 프리옥 항으로 돌아왔다.

    샤츠룰은 오후 10시 10분께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으며 당시 이미 호흡과 맥박이 정지된 상태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가 언제부터 의식상실 등 증상을 보이기 시작했는지는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았다.

    가장 유력한 사망 원인은 잠수병이다.

    잠수병은 수압 때문에 혈액에 녹아들었던 질소가 바다 위로 나오면 기포 형태로 변하면서 모세혈관 등을 막는 질환으로 심할 경우 신체마비와 시력상실, 의식불명 등을 초래할 수 있다.
 

2018년 11월 2일 인도네시아 서자바 주 카라왕 리젠시 인근 해저에 추락한 라이온에어 여객기의 잔해가 가라앉아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샤츠룰은 162명의 목숨을 앗아간 2014년 에어아시아 여객기 자바해 추락 사고와 인도네시아 각지에서 발생하는 여객선 침몰 사고 등에서도 자원봉사자로 수색작업에 참여한 바 있다.

    그는 약 1주일 전까지는 규모 7.5의 지진과 쓰나미로 대규모 인명피해가 벌어진 중앙술라웨시 주 팔루에서 자원봉사를 했으며, 이달 1일 자카르타에 도착해 수색작업에 동참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달 29일 오전 자카르타에서 출발해 방카 블리퉁 제도로 향하던 라이온에어 소속 보잉 737 맥스 8 여객기는 이륙 13분 만에 자카르타 인근 해상에 추락했다.

    사고원인으로는 기체결함과 정비불량 등이 거론된다.

    일부 전문가들은 항공기 추적 사이트 플라이트24 등에 기록된 자료를 바탕으로 사고기가 연락이 두절되기 직전 시속 560㎞ 이상으로 급강하하고 있었다면서 해수면에 떨어졌을 당시 비행속도가 시속 1천㎞ 내외에 이르렀을 것이란 분석을 내놓고 있다.

    사고해역에서 발견된 비행기 동체가 산산조각이 난 상태였고, 탑승자의 시신도 심하게 훼손돼 있었다는 점은 이런 분석을 뒷받침하는 정황이다.

    다만, 다른 한편에선 센서 고장 등으로 비행속도가 잘못 측정됐을 가능성도 거론된다. 인도네시아 수색 당국은 지난 1일 추락 해역에서 흔히 블랙박스로 불리는 사고기의 비행기록장치(FDR)를 회수해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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