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車산업 경쟁력 강화 절실 시점
영세 車부품기업 R&D 투자는 한계
원청·정부의 플랫폼투자 지원 필요

▲ 윤동열 울산대학교 경영학부 교수 울산지역인자위 선임위원

울산지역 주력산업인 현대자동차의 3분기 실적을 놓고 최근 말이 많다. 어닝쇼크 수준이라는 불안감이 높아지는 가운데, 일회성 리콜 비용이 반영됐다는 점과 수소차로 넘어가는 과정의 투자를 근거로 재도약을 위한 성장통이라는 주장도 있으나, 글로벌 신용평가 업체와 시장은 전혀 다른 평가를 내놓고 있다. 1998년 IMF위기 후 20년 만에 현대차의 신용등급을 내렸으며, 계열사인 기아차 역시 부정적으로 조정했다. 글로벌 1위 신용평가사 S&P는 현대차 신용등급을 기존 A-에서 BBB+로, 무디스는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했다. 국내 대표 신용평가사도 신용등급을 AAA로 조정했는데, 4분기 이후 사업실적이 기본전망을 밑돌 경우 신용도 하락이 추가될 것이라 발표했다. 더욱 유의할 점은 악화된 수익성이 향후 12~24개월 안에 크게 반등하지 않을 것이라는 글로벌 신용평가사의 전망이 있다는 것이다.

세계 자동차 시장동향을 살펴보더라도 신흥국의 약진에도 불구하고 미국, 유럽, 중국 등 주요국가의 판매량이 정체상태에 있으며 성장률도 하락 추세이다. 세계 자동차 판매대수 증가율도 2017년 2.5%에서 2018년 1.2%로 하락하고,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할 전망이다. 특히 유럽국가들도 증가세가 현저히 둔화되고 있으며, 미국은 2년 연속 감소 추세다. 울산지역 주력회사인 현대차의 지난해 실적을 살펴보면 725만1013대를 팔아 전년 대비 7% 판매량이 감소했다. 파업 등으로 인한 수출물량 생산 차질과 미국, 중국 시장 부진 등의 영향을 받았는데, 특히 중국 사드 보복조치로 인해 지난해 현대차의 중국 판매량이 31% 감소하기도 했다. 2015년 802만대 판매를 정점으로 2016년 780만대에서 지속적 하락 형국으로 올해 목표치인 755만대 달성도 위협받고 있다.

자동차산업은 생산 및 고용에 있어 큰 비중을 차지하는, 국가적으로도 핵심 주력산업이다. 국내 자동차산업의 생산액은 2016년 기준 197조원으로 전체 제조업 생산의 13.9% 수준을, 부가가치액은 57조원으로 11.2%를 차지한다. 국내 자동차 산업의 종사자 수를 살펴보더라도 2016년 기준 37만명으로 전체 제조업 종사자의 9.1%이다. 국내 생산 자동차는 60~70%가 수출되어, 2017년 기준 648억달러로 전체 수출액의 11.3%를 차지하고 있다. 특히 자동차산업은 전후방 파급효과가 커서 소재부품부터 서비스까지 5000여개 부품업체와 판매, 정비, 보험 등 연계산업에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최근 세계 자동차산업은 양적 성장이 둔화되는 가운데 파괴적 혁신이 가속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급격한 변화기에 자동차산업 생태계의 경쟁력을 점검하고, 미래를 위한 하청업체와의 상생 생태계 구조를 만들어야 하는 울산지역 노사민정의 고민이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특히 영세한 자동차부품 기업은 R&D 투자가 제한적이므로 원청기업과 정부의 지속적 지원이 필요하며, 전장부품, 모터, 센서 등 첨단 부품산업 육성이 시급하다. 과기부가 발표한 자동차부품 기업의 매출액에서 연구개발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0.98%로 전 산업 평균 3.16%에 비해서도 상당히 낮다. 울산의 자동차산업 공급사슬도 수직적 하청 관계로 부품업체 경쟁력이 부족하고 완성차업체 의존도가 80% 수준에 이른다. 자동차 패러다임의 변화에 따른 부품산업 육성 및 R&D지원 강화를 위한 지자체의 노력이 필요한 것이다.

2050년께는 내연기관 엔진 자동차 비율이 50% 수준으로 현격히 감소하고, 전기차 등 그린카가 차지할 전망이다. 이에 국제표준을 고려하여 미래 생산공장의 추가 유치도 필요할 것으로 판단된다. 완성차업체를 필두로 모듈-부품업체로 이어지는 강력한 수직적 구조에서 콘텐츠-플랫폼-네트워크-디바이스 분야 등 수평적 구조가 형성된다는 점도 중요한 변화다. 현재의 엔진, 파워트레인 등 소수 전문 업체들이 과점형태로 산업 내 지배력이 유지되는 체계에서, 향후에는 반도체, 디스플레이, 배터리, SW업체 등 전자·IT업체의 지배력 급성장할 것으로 판단된다. 내연기관 중심의 울산지역 중소·중견기업들의 사업모델 전환 및 기술고도화를 위한 지원책 마련도 필요한 것이 현실이다. 더 늦기 전에 미래차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서비스 플랫폼 투자와 기술개발 역량을 위한 지원강화의 종합적인 대책마련이 절실하다.

윤동열 울산대학교 경영학부 교수 울산지역인자위 선임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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