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원대 전 동원과기대 교수
우리나라 한시 365편 엄선
주석 달아 ‘우리 한시’ 펴내

 

한시란, 글자 그대로 말하면 한자로 기록된 시를 일컫는 말이다. 그러나 일반적으로는 중국의 것뿐만 아니라 주변의 한자문화권에서 한자로 기록한 시를 모두 포함하여 한시라고 한다.

특정시대의 시를 지칭하는 뜻으로서 한대(漢代)의 시를 한시라고도 하지만 이렇게 쓰이는 일은 극히 드물다.

▲ 엄원대(사진) 전 동원과학기술대 교수

아름다운 우리 한시를 한 권으로 엮은 책이 나왔다. 저자는 오랫동안 향토문화와 한자연구에 깊이 몰두해 온 엄원대(사진) 전 동원과학기술대 교수다. 저자는 우리시대 독자들에게 소개할 만한 한시 365편을 엄선, ‘하루에 한 편’이라는 부제의 <우리 한시>를 내놓았다.

책에는 자연과 함께하는 삶을 희망하는 현대인들에게 알맞은 작품들이 주로 수록됐다. 저자는 여러 책에 실린 작품의 내용을 비교하며 오탈자를 찾아내어 최대한 정확한 뜻을 전달하고자 했다. 무엇보다 하루에 한 편씩 익힐 수 있도록 우리나라의 한시 365편으로 한정했다.

더구나 선정된 한시들은 시의 시간적 배경과 24절기가 서로 맞게 배치된다. 독자의 자유로운 감상에 방해가 되지 않으려 배려하면서 다만 감상의 편의를 위해 난해하다고 생각되는 한자나 시어에 주석을 달아 이해를 도우려 하고 있다.

책 속 11월의 한시 중에는 송강 정철의 한시 ‘秋日作(가을에 짓다)’도 포함돼 있다.

山雨夜鳴竹(산속 빗줄기가 밤새 대숲 울리고)

草蟲秋近床(가을 풀벌레소리 침상에 가깝네)

流年那可駐(흐르는 세월 어찌 맘출 수 있으랴)

白髮不禁長(자라나는 흰 머리 막을 수 없구나)

엄원대 저자는 <세상을 품은 문자 한자 이야기> 등의 책을 펴냈고, 역서로는 <은계유고집> <만연문선집> 등이 있다. 홍영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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