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철도연구원이 무가선저상트램 실증노선 선정을 위한 지자체 공모에 나서면서 대구, 부산, 인천, 수원, 대전 등이 참여를 예고하고 있다. 도시철도·시내버스와 연계, 환승시스템으로 교통시너지 효과를 노리거나 새로운 대중교통시스템 구축을 꾀하기 위해서다. 국내는 물론 세계 최초로 전력 공급을 위한 전차선 없이 배터리로 구동되는 무가선 트램을 실증, 지상철 개통을 선도할 수 있다는 상징성도 한몫하고 있다. 도시철도 없이 시내버스만을 유일한 대중교통 수단으로 삼고 있는 울산의 참여 또한 지극히 당연해 보인다. 하지만 울산시는 사업설명회 이후 공모신청여부를 판단하겠다는 다소 신중한 입장이다. 재정적 부분과 현재 진행중인 도시철도망 구축계획과 연계부분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이 이유다. 자칫 울산의 대중교통체계를 획기적으로 바꿀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놓치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다.

‘무가선저상트램 실증노선 선정’사업의 총예산은 240억1000만원(국비 217억6000억원·민간 22억5000만원)이다. 공모 기간은 다음달 14일까지. 철도연은 8일 공모설명회를 열고 사업 취지와 세부 사항에 대해 설명할 계획이다. 새로이 연구·개발된 무가선저상트램(노면전차)의 실증노선을 구축하기 위한 것으로, 국내외를 통틀어 최초로 구축되는 상용 목적의 노선인 만큼 현재 관심을 보이고 있는 10여 지자체의 치열한 수주 경쟁이 예상된다.

트램 1량은 승용차 174대, 버스 3대의 수송 능력을 가지고 있는 대표적인 친환경 고효율 교통수단으로 인식되고 있다. 철도의 정시성과 버스의 접근성을 동시에 갖고 있으며 노인과 장애인 등 교통 약자의 탑승이 편리하다는 것도 이점이다. 또 가로변 상권의 활성화와 관광 명소화 등 도심재생 효과도 노릴 수 있는 효과적 교통수단으로 각광받고 있다. 공중에 선을 설치해 발생하는 경관 훼손을 최소화 할 수 있는 것이다. 특히 무가선저상트램은 기존의 가선 방식의 노면전차와 달리 대용량 배터리를 이용해 무가선 구간에서도 운행이 가능한 신교통수단으로 떠오르고 있다. 한국철도기술연구원과 현대로템이 개발한 무가선저상트램은 무가선 상태에서도 최대 35㎞까지 주행이 가능하다. 울산의 경우 송철호 시장이 지방선거 당시 공약을 통해 트램도입을 약속한 바 있다. 울산시는 앞서 지난해부터 트램건설의 사전절차로 ‘도시철도망 구축 계획’ 용역을 진행하고 있다. 열악하기 그지 없는 울산의 대중 교통체계 변화를 바라는 시민 기대에 부응할 수 있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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