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정란 삼산초 교사

저녁 밥숟가락을 놓기가 무섭게 곯아떨어진다. 1주일이 다 되어 가건만 도대체 한번 쌓인 피로는 풀어지지 않는다. 지난 금요일부터 일요일까지 3일 동안 울산교육박람회 책 축제관 운영요원으로 활동했었다. 별로 한 것도 없는 것 같은데 나이를 먹어가는 내 몸은 ‘힘이 들었다’고 말한다.

울산교육박람회는 작년부터 활성화되어 울산교육의 총체적 모습을 보여주는 행사로 진행되고 있다. 올해는 ‘함께하는 모두의 축제! 마음을 잇다’라는 캐치프레이즈로 전체 6관(과학기술제전관, 수학체험 한마당관, 책 축제관, 창의인성 축제관, 소프트웨어교육관, 교육과정관)으로 구성돼 운영됐다. 독서교육지원단으로 활동하고 있는 나는 책 축제관 운영에 참여하였다. 올해 책 축제는 ‘책애(愛) 빠지다!’라는 슬로건을 걸고 체험마당, 나눔마당, 작가마당, 북 카페 등으로 운영했다. 3년째 책 축제 운영요원으로 활동하고 있지만 올해만큼 손발이 척척, 호흡이 척척 맞은 지는 처음인 것 같다. 3년 정도 같은 얼굴을 보다보니 지원단선생님들과도 꽤 정이 들었다. 눈빛만 봐도 대충은 의중을 파악할 정도는 된 것 같다. 초·중·고 선생님들이 모두 섞여 있어서 처음에는 어색하고 낯설었는데 오히려 다양한 분야의 선생님들이 어우러지니 서로가 가지지 못한 부족함을 보충하고 채워줄 수 있어서 기대이상의 시너지효과를 창출해낼 수 있었다.

책 축제관 운영요원으로 활동하면서 홍보 포스터 부착을 위해 울산과학관 이곳저곳을 다녀 보았다. 울산과학관 주변이 다채로운 체험부스로 인해 마치 단풍처럼 물들어 보였다. 과학관 앞마당을 차지하고 있는 과학기술제전관 및 수학체험 한마당관부터 지하 코스모스홀을 가득채운 책 축제 체험 부스들, 연구원 야외주차장에 자리한 창의인성축제관과 교육과정관까지 햇빛을 받아 더 선명하고 화사한 단풍이 설레임을 연출하며 모두가 한마음으로 자리매김하고 있었다. 짬짬이 들려주는 축하공연 무대도 활기차고 다양하여 축제 분위기를 한층 고조시켰다.

축제라 하면 자연을 주제로 하거나 그 지역의 특산물을 주제로 하는 체험 등을 하는 게 일반적인데, 교육을 주제로 프로그래밍 된 행사들도 나름 의미 있는 것 같았다. 2015개정교육과정이 들어오면서 우리 교육현장에 불어오는 변화의 바람을 한눈에 알아볼 수 있고, 학생들이 미래 사회를 살아가기 위해 길러야할 새로운 소양과 역량들이 무엇인지 앞서 볼 수 있어서 좋았다. 과학관 들어오기까지 교통 혼잡과 여러 가지 어려움으로 힘든 점이 많겠지만 그래도 한번쯤은 방문해 체험해본다면 울산교육을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자원봉사활동에 참여한 많은 학생들과 학부모, 그리고 교사들과 교육청 관계자들이 한마음 한뜻이 되어 ‘함께하는 모두의 축제’가 되도록 물심양면 노력하는 모습이 가을 단풍보다 아름답다는 생각이 든다. 어떤 가수는 이런 노래를 했다. “누가 뭐래도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워~” 내년에는 또 어떤 주제를 가지고 울산교육을 향해 나아갈 것인지 벌써 기대가 된다. 사람이 있어서 좋고, 그 사람을 위한 교육을 통해 많은 사람들이 한 마음으로 이어져 울산교육의 미래를 희망차게 그려갈 수 있기를 진심으로 바래본다. 이정란 삼산초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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