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는 통상적으로 11월 말부터 독감 환자가 늘어 12월과 1월에 유행하는 양상을 보인다. 독감 예방접종 후 항체가 형성되기까지 짧게는 2주에서 길게는 한 달이 걸리기 때문에 늦어도 11월까지는 접종을 하는 것이 좋다. 다만 달걀이나 닭고기 등에 과민 반응이 있거나 중증도 또는 중증 급성질환을 앓고 있다면 접종에 앞서 전문 의료진에게 상담을 받는 것이 좋다. 서민희 동강병원 가정의학과 전문의와 함께 독감과 예방접종에 대해 자세하게 알아본다.

 

바이러스 변이로 해마다 접종 권장
4가 백신이 3가보다 예방범위 넓어

◇독감 예방접종 지금도 늦지 않아

이미 날씨가 추워졌고, 독감 예방접종을 하기에 너무 늦은 건 아닌지 궁금해하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11월이 가기 전에만 접종하더라도 충분히 효과를 볼 수 있다고 한다.

서민희 동강병원 가정의학과 전문의는 “독감은 추위기 본격화돼는 12월부터 유행하기 시작해 길게는 다음 해 4월까지 이어진다. 예방백신은 접종 2주 후부터 효과가 나타나고 효과는 약 6개월 정도 지속되기 때문에 독감 예방 백신은 겨울이 시작되기 전인 9~11월에 맞는 것이 가장 좋다”고 말했다.

독감의 원인 바이러스는 매년 조금씩 변이를 일으킨다. 이 때문에 세계보건기구(WHO)는 매년 2월마다 그해 겨울에 활동할 가능성이 가장 높은 바이러스 정보를 발표하며, 제약사는 거기에 맞는 독감백신을 제조해 판매한다. 따라서 독감 바이러스는 끊임없이 변하기 때문에 매년 독감 예방백신을 맞아야 한다.

예방접종 백신은 3가와 4가로 나뉘는데 이 둘의 차이점은 무엇일까.

서 전문의는 “3가 백신은 국가 예방접종 사업에서 사용하는 백신주다. 4가 백신은 3가에서 ‘B형 바이러스’ 백신주가 더 포함된 것이다. 예방 범위가 더 넓다고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12월 이전 4주 간격 2회 접종 마쳐야
호흡 곤란·현기증 즉시 병원 방문을

◇영유아·노인·만성질환자는 필수 접종

독감백신을 맞았다고 해서 100% 완벽하게 독감에 걸리지 않는다는 보장은 없다.

독감 예방접종을 했을 경우 5세 미만과 60세 이상에서는 60% 내외, 젊고 건강한 성인은 80~90%의 예방효과가 있다. 100%는 아니더라도 입원 치료 비율과 합병증 발생위험을 낮추기 때문에 예방접종은 필수다.

서 전문의는 “영유아, 노인, 임산부, 만성질환자 등 고위험군의 경우 독감백신을 꼭 맞아야 한다. 단 비염, 인후염 등 감기 증세만 있다면 독감백신을 접종할 수 있지만 고열을 동반하는 독감이나 폐렴, 요로감염 등 세균성 감염질환이 있는 경우에는 병을 치료한 후 맞는 것이 좋다. 또 임산부의 경우 일반적으로 자연유산의 위험이 높은 임신 초기 3개월에는 접종을 피하고 14주 이상이 되는 임신부는 접종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만 65세 이상 어르신과 생후 6~59개월 아동은 보건소나 지정된 병의원에서 무료로 맞을 수 있다. 인플루엔자 백신을 처음 접종하거나 지난해 생애 첫 예방접종에서 2회 접종을 완료하지 않은 어린이는 올해 2회 접종이 필요하다. 이들 아동은 인플루엔자 유행이 시작되는 12월 이전에 4주 간격으로 2회 접종을 완료해야 한다. 유행 기간에 생후 6개월이 도래하는 어린이는 내년 4월30일까지 접종을 받으면 된다.

접종 후에도 몸의 증상을 유심히 살펴야 한다.

서 전문의는 “의료기관에서 독감 예방접종을 받았다면 20~30분간 이상 반응 여부를 지켜보는 것이 좋다. 접종한 곳이 빨갛게 부어오르거나, 접종 부위에 근육통이 생기거나, 속이 메스껍거나, 미열이 발생할 수 있다. 하지만 이는 일시적인 경우가 많고 하루나 이틀 정도 지나면 괜찮아진다. 하지만 호흡이 곤란해지거나 몸에 두드러기가 나거나 심한 현기증을 느낀다면 반드시 병원을 찾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 서민희 동강병원 가정의학과 전문의가 환자를 진료하고 있다.

신체 증상 동반한 급성 호흡기 질환
고열·근육통…대부분 1주일내 회복

◇고열·전신증상으로 감기와 독감 구분

감기와 독감은 엄연히 다른 질병이다. 감기는 면역력과 바이러스에 의해 발생하는 반면 독감은 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가 원인이 되는 급성 호흡기 질환이다.

감기는 기침이나 콧물 등의 증상이 심하게 나타나지만, 독감은 발열과 오한, 두통, 몸살, 근육통, 소화불량 등 신체 증상을 동반한다.

서 전문의는 “감기는 미열부터 서서히 시작되기 때문에 정확하게 증상이 시작된 시점을 잘 기억하지 못한다. 이에 비해 독감은 두통, 근육통, 관절통 등의 전신 증상이 뚜렷해 일상생활이 불가능할 정도다. 38℃ 이상의 고열이 특징적으로 나타나는데 간혹 37℃에도 독감 진단을 받기도 한다”면서 “고열과 심한 근육통은 초기 2~3일 동안 지속되며, 이후에는 호전되는 경향이 있다. 대부분 독감은 급성 증상후 2~5일에 걸쳐 호전되며 대부분 일주일 내에 회복된다”고 설명했다.

독감치료를 위한 대표적인 약은 타미플루다.

서 전문의는 “증상 시작 2일 이내에 투약하면 고열 등의 증상 지속기간을 1~1.5일 단축해 더 일찍 정상생활로 복귀할 수 있다. 또 소아의 경우 중이염의 발생률을 낮춰 항생제의 사용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가장 1차적인 독감 예방법은 백신 접종이다.

서 전문의는 “예방 접종은 우리 몸에 들어온 바이러스와 싸울 수 있는 능력을 길러주는 역할을 한다. 해마다 독감예방주사를 맞는 것이 좋다. 이와 함께 손씻기, 기침 에티켓 등의 예방법을 일상생활에서 항상 유념해 실천하길 바란다”고 조언했다. 석현주기자 hyunju021@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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