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시가 일자리재단 설립을 위한 타당성 연구용역을 진행 중이다. 7일 울산시청에서 착수보고회가 열렸다. 일자리를 중요한 업무로 분류하지 않는 자치단체가 없지만 일자리재단을 만든 곳은 경기도에 이어 두번째다. 역설적이게도 우리나라에서 자치단체 가운데 가장 산업활동이 활발한 두 도시가 일자리재단을 만든 것이다.

경기도의 일자리재단은 창립한지 벌써 2년을 넘어섰다. 고용성장본부, 청년일자리본부, 여성능력개발본부, 경기도기술학교 등으로 운영되면서 직업 알선과 직업정보제공, 직업능력 개발, 직업훈련, 창업기회 제공, 경기도민 고용·복리 증진 등에 주력하고 있다. 울산은 지난달 수출실적이 전국 3위로 밀려나는 등 경제침체가 가속되고 있지만 경기도는 울산을 제치고 수출 1위로 올라선 후 계속적으로 압도적 1위를 유지하고 있다. 이는 경기도와 울산의 일자리 사정이 많이 다른 만큼 일자리재단의 역할도 달라야 한다는 것을 말해주는 대목이다. 1962년 특정공업지구로 지정된 이후 산업도시로 급성장하면서 수년전부터 1인당GRDP 1위의 ‘부자도시’라는 별칭을 얻은 울산, 그 울산을 유지해온 것이 결국 일자리다. 34개월 연속 인구가 감소하고 있고 그 주요인이 고용 감소다. 일자리재단이 생긴다면 그 역할이 막중하다 하지 않을 수 없다.

Foundation은 ‘공익 목적으로 만들어진 재산의 집단’을 일컫는 재단이라는 의미 외에 기반과 토대라는 뜻도 갖고 있다. 타당성 검토 연구용역에서 사업의 적정성과 영향 등을 검토해서 재단의 규모와 역할 등을 제시하겠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구색갖추기가 아닌 제대로 일을 하는 기구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현재 울산시가 출연한 기관은 울산발전연구원, 울산정보산업진흥원, 울산경제진흥원, 울산문화재단, 울산여성가족개발원 등이 있다. 이들 기관들 중 일부는 공무원들이 하기에 역부족인 전문성과 창의성, 예측과 대비 등에 기능적으로 부응하기는커녕 울산시의 업무 가운데 일부를 떼내서 전담하는 데 그치고 있기에 하는 말이다. 예산과 규모를 턱없이 낮게 잡아 충분한 인력도 갖추지 못한데다 출연기관 고유의 역할에 대한 울산시의 인식 부족이 원인으로 꼽힌다.

혹여 일자리재단도 현재 경제진흥원과 발전연구원, 여성가족개발원 등 기존 출연기관과 울산시·구·군 등에 나누어져 있는 일자리 관련 업무를 집중화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면 새삼 재단을 설립할 이유는 없다. 일자리의 특성과 근로자들의 욕구, 미래 일자리와 지역 인력의 상관관계 등에 대한 면밀한 분석과 전문적 자료를 생산해 일자리를 예측하고 개발하는 등 지속가능한 울산을 위한 제대로된 일자리재단을 만들 수 있는 용역결과가 나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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