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봉희 울산환경사랑운동본부 회장

전국 각 지자체에서 케이블카 설치가 붐을 이루고 있다. 케이블카가 새로운 관광 수요를 만들어 관광객 유입으로 인한 관광 수익과 지역경제 활성화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에 설치되고 있는 케이블카는 바다 위를 지나는 해상케이블카가 주를 이루고 있다. 지난 2008년 4월 개통한 경남 통영의 한려수도조망케이블카가 크게 성공한게 자극이 되었다. 통영 한려수도조망케이블카는 미륵산 기슭 8부 능선까지 오르는 길이 1.97㎞의 케이블카로, 남해의 넓게 펼쳐진 다도해를 조망할 수 있어 입소문을 타고 관광객이 몰려들었다. 통영시가 케이블카 건설에 들인 비용은 173억원으로, 10년 만에 이용객이 1000만명이 넘고 연간 간접경제효과는 15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후 2014년에 전남 여수해상케이블카, 2017년 부산 송도해상케이블카를 비롯해 2018년 현재 6개의 해상케이블카가 설치 운행되고 있고, 포항 영일대해상케이블카를 비롯해 7개의 해상케이블카가 개통을 준비하고 있다. 부산 송도해수욕장 동쪽 송림공원에서 서쪽 암남공원까지 1.62㎞로 개통한 송도 해상케이블카는 작년 6월 개통 이후 6개월간 티켓 판매 매출액이 174억원에 이를 정도로 큰 성공을 거두고 있다. 케이블카로 인해 송도해수욕장을 찾는 관광객이 늘고 주변 상권이 활기를 띄게 되었다는 게 해당 지자체의 평가다.

울산은 해상은 아니지만 영남알프스의 산악관광을 위해 케이블카 설치를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가장 큰 걸림돌인 환경훼손 논란으로 장기간 해법을 찾지 못하고 있다. 울산시(민선6기)가 추진한 케이블카 노선(복합웰컴센터~간월재 동축 1.85㎞)이 환경부의 ‘부동의’로 더이상 추진이 어렵게 되면서 지지부진한 상태다. 환경훼손 우려에도 영남알프스 케이블카 설치를 포기할 수 없는 이유는 역시 지역관광 수요 창출이다. 해당 지자체인 울주군이 지난 9월15일 군수와 군민이 모여 지역발전을 모색한 자리에서도 케이블카 설치는 긍정적으로 검토되었다. 특히 송철호 시장은 취임 직후 시정소통회의에서 ‘영남알프스 행복케이블카 사업’을 재추진하기로 입장을 정리하고, 기존에 검토했던 10개 노선을 재검토해 최적의 노선을 정해 다시 환경부와 협의에 나설 계획이다.

케이블카는 환경 훼손이 불가피하다는 점에서 환경영향평가와 200억원이 넘는 막대한 예산이 투입되면서 중앙투자심사도 통과해야 하는 쉽지 않은 절차를 거쳐야 한다. 현재 가장 유력하게 재검토되고 있는 복합웰컴센터~간월재휴게소 노선으로 추진된다면 그나마 중앙투자심사와 환경영향평가에서 다소 유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 정도다. 케이블카 사업이 결정된다면 이후엔 어떻게 성공적으로 운영할 것인가가 중요한 문제다. 타 지역의 해상케이블카는 내륙에 비해 비교적 환경훼손 등에 대한 부담이 적지만 울산은 바다가 전혀 보이지 않는 내륙의 산악지대에 케이블카를 설치해야 한다. 환경 훼손에 대한 반발과 수백억원이 넘는 막대한 사업비를 들여 개통한 케이블카가 찾는 사람이 적어 적자가 나기라도 한다면 그야말로 애물단지로 전락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케이블카를 성공적으로 운영하기 위해서는 사업 초기단계부터 민자 유치를 적극 검토할 필요가 있다. 현재 운행 중이거나 개통을 앞둔 케이블카를 보면 대부분 민자로 추진되고 있다. 일부 개발공사(통영)와 시설공단(사천)을 제외하면 부산 송도를 비롯해 대부분 민자가 참여하고 있다. 여수 자산공원~돌산공원 1.5㎞의 여수 해상케이블카의 사업비는 360억원으로, 여수시가 전액 민자를 유치해 설치했다. 여수 해상케이블카는 2014년 개통 이후 매년 200만명이 찾으면서 고용창출과 지역경제 활성화 등 연간 1500억원의 경제효과가 발생하는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케이블카를 설치운영하는 민간업체는 매출액의 5%를 공익기부하기로 약정하면서 여수시 역시 매년 적지않은 수익을 거두고 있다.

영남알프스 케이블카는 여전히 많은 난관을 안고 있다. 울산시가 재추진 의지를 보이더라도 사업 착공까지 얼마나 걸릴지 알 수 없다. 하지만 최근의 울산 경제가 어려움을 겪고 새로운 활로를 모색하기 위한 새로운 해법은 케이블카를 비롯한 새로운 관광산업에서 찾아야 한다. 다만 천혜의 자연환경에 설치되는 인공구조물인만큼 무엇보다 환경 훼손을 최소화하고, 새로운 관광 수요를 창출해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는 방향으로 추진해야 할 것이다. 한봉희 울산환경사랑운동본부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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