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획량 10년전의 1%도 못미쳐

최근 대게 조업하는 어선 1척뿐

나머진 가자미·대구로 업종변경

기후변화·中싹쓸이조업등 원인

▲ 울산시 북구 정자항에서 어민들이 울산앞바다에서 잡은 대게를 옮기고 있다. 경상일보 자료사진
동해안 특산물인 대게 계절이 돌아왔지만 울산 정자항에서 잡히는 대게 어획량의 감소가 심상치 않아 어민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기후변화, 남획과 어린 고기 불법포획, 중국어선 싹쓸이 조업 등으로 인해 어족자원이 고갈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

7일 북구에 따르면 최근 몇 년 사이 대게 어획량의 감소로 대게를 잡는 어선이 크게 줄었다.

그동안 북구 정자 앞바다에서 대게를 잡는 어선은 10t 미만의 연안어선과 먼 바다로 나가는 10t 이상의 근해어선 등이었는데, 대게가 잡히지 않자 조업을 포기하고 가자미와 대구 등으로 업종을 변경한 것이다.

지난 2007년께만해도 20여척 가까이 대게 조업을 했던 10t 이상 근해어선은 지난 2013년 7척, 2014년 8척 등으로 줄었고 최근에는 단 1척밖에 활동을 하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로 울산지역의 대게 어획량은 호황을 누리던 지난 2007년 470여t에서 2011년 197t, 2014년 38t 등으로 수직하락했다. 지난 2016년에는 2t, 지난해에는 고작 3.5t 수준까지 감소했다.

이처럼 대게 어획량이 줄어든 가장 큰 이유는 암컷 대게 등에 대한 무분별한 불법 포획과 함께 기후변화에 따른 동해안 어군 변화가 꼽힌다.

기상청의 한반도 바다 표층 수온 분석결과에 따르면 지난 2010년 이후 동해안의 연평균 수온은 매년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수온이 달라지고 있는 요인이 크지만 무분별한 불법 포획도 거들었다.

대게 암컷(빵게)과 크기가 9㎝ 이하인 어린 대게는 포획이 연중 금지돼 있다. 행정당국은 어린 대게와 암컷 대게 불법포획을 꾸준히 단속하지만 해마다 불법포획·유통이 기승을 부린다.

대게잡이는 6월부터 10월까지 금지하고 11월부터 이듬해 5월까지 가능하다. 11월부터는 한·일 공동수역에서, 12월부터는 연안에서도 대게잡이를 할 수 있다.

행정당국과 해경의 지속적인 단속에도 불법포획은 좀처럼 근절되지 않고 있다.

실제로 동해어업관리단은 지난 6월 울산 앞바다에서 암컷 대게를 불법으로 포획한 근해통발어선 한 척을 적발했고, 지난 8월에는 포항에서 암컷 대게를 포획한 어선을 적발해 검거하기도 했다.

어민들은 어족자원이 감소해 생산기반이 붕괴하는 것은 아닌지 불안해하고 있다. 주요 어종 어획량이 매년 줄어들어 어민 소득은 줄어들고 소비자 가격은 오르는 탓이다.

정자에서 10여년간 대게잡이를 했다는 한 어민은 “조업을 나가더라도 잡히는 양이 워낙 적으니 유류비와 그물비 등을 제외하면 사실상 남는 게 없다. 그물 회수량도 낮아 조업을 포기하는 어민들도 조금씩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세홍기자 aqwe0812@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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