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부업체 투자 액수중 역대 최고

내년부터 자사 전기차 도입키로

싱가포르서 시범 프로젝트 가동

▲ 현대차그룹 정의선 수석부회장(오른쪽)과 그랩 앤서니 탄(Anthony Tan) 설립자 겸 CEO가 6일 싱가포르 카펠라호텔에서 열린 ‘블룸버그 뉴이코노미 포럼’에 참석해 악수를 나누고 있는 모습. 블룸버그 제공
현대·기아자동차가 동남아시아 최대 차량 호출 서비스 기업 ‘그랩(Grab)’에 역대 최대 규모의 투자를 결정하고, 내년부터 순수 전기차(EV) 기반의 혁신적인 모빌리티(이동성) 서비스를 개시해 주목받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그랩과의 전략적 협력을 통해 미래 모빌리티 시대를 주도하는 역량을 한층 강화하고 공유경제 분야 핵심 플레이어로 급부상한다는 전략이다. 그랩에 현대차는 1억7500만달러, 기아차 7500만달러 등 총 2억5000만달러(2840억원)를 투자할 계획이다.

지난 1월 현대차가 투자한 2500만달러(284억원)를 합치면 현대·기아차의 그랩에 대한 총 투자액은 2억7500만달러(3120억원)에 달한다.

이러한 투자 규모는 현대·기아차가 외부 업체에 투자한 액수 중 역대 최대규모다.

현대·기아차는 이번 투자를 계기로 그랩과 전략투자 및 전기차 부문 협력을 위한 계약을 체결, 그랩의 비즈니스 플랫폼에 전기차 모델을 활용한 신규 모빌리티 프로젝트를 추진한다.

그랩 드라이버가 현대·기아차의 전기차를 활용해 차량 호출 서비스를 제공하는 내용으로, 내년에 싱가포르에서 시범 프로젝트를 가동한다.

프로젝트 시행을 위해 현대차는 내년 초 전기차 모델 200대를 그랩 측에 최초로 공급하며 기아차도 자사의 전기차를 추가로 공급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그랩 소속 운전자들은 그랩으로부터 현대·기아차의 전기차를 대여해 차량 호출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수익을 내는 구조다.

3사는 프로젝트 기간에 충전 인프라, 주행 거리, 운전자 및 탑승객 만족도 등을 면밀히 분석해 전기차 호출 서비스의 확대 가능성과 사업성을 타진할 계획이다. 이후 전기차를 활용한 차량호출 서비스를 베트남,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 주요 국가로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전기차 드라이버의 유지 및 보수, 금융 등 전기차 특화 서비스와 모빌리티 서비스에 최적화한 전기차 모델 개발도 모색한다.

아울러 3사는 동남아 전기차 보급 확대를 위해 충전 인프라 및 배터리 업체 등 협력사들과 새로운 동맹체 구축에도 나서기로 했다.

현대·기아차 전략기술본부장 지영조 부사장은 “세계에서 가장 빠른 성장 지역 중 하나인 동남아시아는 전기자동차의 신흥 허브(Hub)가 될 것”이라며 “그랩은 동남아 시장에서 전기차 보급을 확대하고 완벽한 EV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한 최고의 협력 파트너사”라고 강조했다.

한편, 동남아는 높은 경제성장률과 정보통신기술(ICT)을 활용한 서비스 기술 발달을 바탕으로 차량 공유경제 시장 역시 급속도로 커지고 있다.

지난해 기준 하루 평균 모빌리티 서비스 이용이 약 460만건으로 중국, 미국에 이어 세 번째 큰 시장으로 성장했다. 그랩은 이 같은 글로벌 차량 공유시장에서 중국 디디(DiDi), 미국 우버(Uber)에 이어 규모 면으로 3위를 차지한다.

이형중기자 leehj@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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