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형중 경제부 차장

‘전국 최대 액체화물 처리항만’ ‘산업수도 울산의 수출입 관문’ ‘동북아 오일허브’ 울산항에 따라붙는 대표적인 꼬리표다. 이제는 남북경제교류의 발판을 삼아 새롭게 ‘북방경제협력 전진기지’ 타이틀에도 도전장을 내밀었다. 울산시와 울산항만당국이 “바다에 미래가 있다”는 공동인식을 갖고 울산항만 활성화에 주력하는 모습이 곳곳에서 연출된다. 이런 와중에 울산항만공사(UPA)는 최근 조직 재정비 카드를 꺼내들고 새로운 출발선에 섰다.

혁신성장의 마중물 역할을 할 국정과제추진단, 친환경 에너지 및 북방물류 등 미래 성장동력 발굴을 위한 미래사업TF팀 등으로 개편한 게 주요골자다. 자동차·조선 등 지역 주력산업의 침체가 지속되고 있는데다 수출 기업체들의 경영악화도 심화되는 등 지역 경제 전반에 빨간불이 켜진 상황에서 수출입 관문인 울산항을 총괄관리하고 미래 먹거리 사업인 오일허브, 신항만 등을 최일선에서 진두지휘하는 UPA의 조직 재정비는 그래서 의미가 더욱 크게 다가온다. 대내외 악조건 속에서 조직개편의 칼을 빼든 만큼 실질적인 항만활성화 성과물을 제시하는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

이런식으로 시작하면 되지 않을까. 우선 울산항 지표를 끌어올리는 맞춤형 세일즈에 총력을 기울인다. 고부가가치 화물인 환적화물과 화물을 싣고 나르는 선박입항 척수가 1년전에 비해 떨어진 상황을 역전시키는 전략을 전사적으로 펼친다.

울산과 인접한 부산항은 물론 잠재적 경쟁항만으로 부상하고 있는 포항항마저 물동량 증가로 항세확장에 나서고 있지만 울산항은 물동량이 곤두박질 치면서 연간 2억t 돌파에 빨간불이 켜졌다. 9월 울산항에 드나든 선박입항척수는 1년전에 비해 3.2%나 감소했다. 올 1~9월 누계로는 전년대비 5.1%로 더 떨어졌다. 선박 입항에 따른 경제적 부가가치를 고려해서라도 이러한 선박척수의 감소세는 항만운영 활성화에 마이너스 효과로 작용할 수 밖에 없는 만큼 국내외 굴지의 대형 선사 유치에 주력해 실질적 성과를 거둔다.

상부사업자 선정 어려움으로 지지부진한 오일허브 사업도 포트세일즈 강화로 돌파구를 마련한다. 울산항 규제개혁의 표본으로 인식되고 있는 현대자동차 수출물량의 울산항 6부두 보관·운송 방안으로 기업과 항만의 동반성장을 이끌어 간다. UPA는 전 부서가 힘을 모아 제2, 제3의 ‘자동차 6부두 보관·운송’ 사례를 찾아 현장 곳곳을 누빈다.

‘선택과 집중’ 차원에서 액체허브 항만으로의 기능강화는 필수고, 컨테이너 및 일반화물을 통한 종합무역항 도약은 선택사항일 수 있지만, 그 어느것 하나 소홀히 할 수 없다는 것은 자명한 일이다. 그래서 울산항 특유의 맞춤형 포트세일즈 방안을 새롭게 세워야 한다.

국정과제와 북방물류 관련 미래사업 추진도 당연히 중요하다. 울산항 브랜드를 높일 수 있는 자구책 마련 또한 빼놓을 수 없는 UPA의 과제 중 하나다. 개편된 조직을 잘 활용해 표면적으로 경영성과도 거두고, 항만활성화도 이끌어 낼 수 있는 솔로몬의 지혜가 필요한 시점이다. leehj@ksilbo.co.kr

이형중 경제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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