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이 관광산업에 관심을 가진 지는 몇년 되지 않았다. 제조업만으로도 전국에서 가장 소득수준이 높은 도시였기 때문이다. 충분히 배가 불렀던 탓인지 관광산업 활성화를 주장하는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지 않았다. 안타깝게도 글로벌 경기침체의 직격탄을 맞으면서 산업다각화가 시대적 소명이 되자 비로소 관광산업에 눈을 돌렸지만 많이 늦었다. 여건이 비슷했던 여수를 따라잡기도 역부족이다.

관광인구는 지속적 증가추세다. 해외관광에 치중됐던 관광산업도 국내관광으로 폭을 넓히고 있다. 단풍과 꽃구경 등에 국한돼 있던 관광트렌드도 문화유산답사를 거쳐 걷기(힐링)·축제·문화체험 등으로 다양화했다. 서울과 제주는 물론이고 전주와 여수, 문경 등 특색있는 경관과 문화를 관광상품화한 도시들은 이미 관광수익이 급증하고 있다. 울산도 지난해 울산방문의해 사업을 통해 관광객 숫자를 많이 늘려놓긴 했다. 그러나 올해 하반기로 접어들면서 그 효과도 점점 미미해져가고 있다. 관광산업의 활성화까지는 아직도 갈 길이 아득하다.

울산시가 추진하는 관광공사 설립이 그 대안이 될는지 주목된다. 관광공사에 앞서 우선 재단법인으로 시동을 건다. 법인으로 출발한 다음 전시컨벤션센터가 건립되는 2020년 공사로 전환한다는 계획이다. 다른 도시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늦은 출발이다. 인천관광공사의 설립은 2006년이다. 제주관광공사는 2006년에 관련법을 마련하고 2008년에 출범했다. 경북관광공사는 2012년, 부산관광공사는 2013년 설립됐다. 아직도 관광공사가 없는 광주와 진주 등지는 한국관광공사 지사가 자리하고 있어 그 역할을 일정부분 대신해왔다. 늦은 만큼 차별화와 특성화가 중요하다. 울산관광공사의 기능은 다른 도시와는 사뭇 달라야 한다. 관광자원의 관리나 운영 보다는 관광자원 개발에 주력해야 하기 때문이다.

‘구슬이 서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 했다. 울산관광공사의 역할을 설명하기에 가장 적절한 속담이다. 다행히 울산은 관광자원으로서의 ‘구슬’이 많은 도시다. 영남알프스는 오래전부터 전국의 산악인들이 찾고 있는 산군이다. 도심 한가운데를 가로지르는 태화강가에는 십리대숲이 자리하고 백로와 까마귀가 떼를 지어 날아든다. 가장 빠른 일출을 볼 수 있는 간절곶과 빼어난 형상의 대왕암을 가진 바다도 있다. 천전리 각석과 반구대 암각화라는 바위그림 국보를 모두 가진 도시다. 세계 최고의 조선업과 자동차 생산공장도 자리하고 있다. 자연경관과 문화유산, 산업 모두가 한알 한알 아름다운 구슬임에 틀림없다. 울산관광공사가 이들 구슬을 어떻게 꿰서 보배를 만들지 지켜볼 일이다.

 

저작권자 © 경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