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지식기반 산업도시 탈바꿈 절실
시정은 시민에게 공유가치 제시하고
산단내 재교육시설 통해 지식 키워야

▲ 정구열 UNIST 산학융합캠퍼스 단장

지난달 ‘폴 로머(Paul Romer)’라는 미국의 경제학자가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했다. 만년 수상후보로 그는 신(新)성장론, 혹은 내생성장론으로 이미 잘 알려져 있다. 그는 성장에 있어서 전통적 생산요소보다 기술혁신과 지식, 아이디어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음식을 예로 들면 전통적 생산요소인 재료보다 메뉴 즉 아이디어에 따라 가격이 천차만별이며, 이러한 아이디어는 외부에서 주어지는 것보다 경제자체에서 내생(內生), 즉 창출되어 성장에 기여한다는 것이다. 그는 이러한 아이디어의 개발을 위해서 ‘교육을 통한 기술과 지식의 습득’을 강조한다. 그래서 부자가 되려면 똑똑해져야 한다고 말한다. 그는 지금 도시화를 통한 경제성장을 연구한다. 도시는 많은 교육 기회가 열려 있어 기술과 지식의 전파효과가 크므로 개발 도상국가들이 도시화를 통해서 경제가 빠르게 성장했다고 한다.

폴 로머의 신성장론은 현재 울산경제에 대해 많은 시사점을 준다. 울산경제는 전통적 주력산업에다 첨단기술과 창조적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고부가가치 산업구조로 바뀌어야 한다. 그리고 이를 위해서는 교육을 통해 기술과 지식의 습득이 중요하다고 한다. 이러한 문제는 이미 여러 사람들이 지적한 바가 있다. 그럼에도 아직 경제는 회복되지 않고 있다. 폴 로머는 부자가 되려면 똑똑해져야 한다고 했다.

울산이 부자가 되려면 울산이 지식과 기술로 똑똑해져야 한다. 울산 산업현장에 교육열이 일어나고 첨단기술과 지식이 전파돼야 한다. 그래서 울산이 산업도시에서 ‘지식기반’ 산업도시로 탈바꿈해야 한다. 기술뿐만 아니라 사람도 똑똑해져야 한다.

그러나 빠르게 혁신되고 있는 기술은 이미 개인이 따라 잡기에 벅차다. 여기에 지방정부의 역할이 있다. 이들에게 첨단기술과 지식이 전파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해야 한다. 특히 울산지역의 R&D에 대한 투자는 전국에서 하위 수준이다. 그래서 울산에는 머리는 없고 몸통만 있느냐는 얘기가 나온 것이다. 자동화, 인공지능의 시대에는 몸통으로만 뛸 수는 없다. 울산의 산업현장에서 기술과 지식을 전파하는 ‘도시화’가 이뤄져야 한다.

새로운 울산 시정이 내세운 ‘다시 뛰는 울산’은 기술과 지식으로 무장한 행진이다. 몸통과 머리가 함께 뛰는 것이다. 울산은 지난 50년간 우리나라의 산업수도로서 정부의 지원도 많았다. 그러나 이제 울산은 스스로 뛰어야 한다. 울산시정, 교육기관, 산업단지 3자가 산·관·학 교육협력으로 기술과 지식을 자체 내에서 내생적으로 창출해내야 한다.

그래서 필자는 한 가지 제안을 한다. 산업단지 내에 첨단기술과 지식을 전파할 수 있는 재교육시설을 만들어야 한다. 현장인력이 시간 있을 때 편리하게 공부할 수 있는 시설이 있어야 한다. 아니면 주변의 울산산학 융합지구 내에 이미 입주해 있는 대학들을 활용해도 된다. 이들 대학은 이미 10개월 전에 입주했으나 아직 산업단지와의 교류가 미미하다. 울산 시정이 주도적으로 이러한 교류를 확대시켜야 한다. 울산시정은 이러한 산·관·학간 교육협력을 중개할 수 있는 좋은 입장에 있다. 그리고 교육에 대한 열정을 일으켜야 한다.

울산시정이 시작한지 4개월이 넘었다. 그러나 어떠한 가치를 위해 다시 뛰는지 분명하지가 않다. 시민과 함께하는 공유가치가 무엇인가. 해상풍력중심의 깨끗한 에너지 도시인가? 역사중심 관광문화도시인가? 필자는 현실적으로 울산이 가장 먼저 필요한 것은 현장인력이 새로운 기술과 지식을 스킬업(skill-up) 또는 리스킬(re-skill)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야 산업도시를 넘어 ‘지식기반 산업도시’가 될 수 있다. 그래서 부자가 되면 모든 사람이 행복해진다. 답은 멀리 있지 않다. 울산이 기술과 지식으로 우선 똑똑해져야 하겠다.

정구열 UNIST 산학융합캠퍼스 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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