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백현조 울산 북구의회 부의장

6.13 지방선거가 끝나고 벌써 5개월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이번 선거에서 국민들의 뛰어난 의식을 간파하지 못하고 급변하고 있는 한반도 정세에 둔감했던 후보와 정당이 참패했다. 이러한 결과는 선거 현장에서 직접 느낄 수 있었다. 성난 민심에 많이 놀랐고 두려움도 느꼈다.

보수 정치권은 구태와 구습에 얽매인 채 시대의 변화를 감지하지 못했다. 게다가 선거를 치르는 과정에서 정제되지 않은 막말과 사려 깊지 못한 행동들을 국민에게 보여줬다. 이는 보수 정치권에 대한 민심의 환멸감을 부채질했고 선거 판세에 큰 영향을 줬다.

민심의 변화는 한 순간이었다. 성난 민심이 보수 정치권을 향해 직격탄을 날린 것이다. 정치는 견제와 협상의 산물이지만 지금의 보수 정치권에서는 건전한 협상을 기대할 수 없다고 판단한 국민의 냉정하고 단호한 결과물이었다. 시대의 변화를 따라가지 않으면 개인이든 정당이든 결국 사라질 수밖에 없는 냉혹한 현실을 이번 선거에서 봤다.

벼랑 끝에 몰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더 이상 물러날 곳이 없는 백척간두의 위기이다. 그렇지만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라고 하지 않았던가. 이번 선거의 패배는 변화를 위한 참된 노력을 할 수 있는 시간과 동기가 마련된 것이다.

주민들의 신뢰를 다시 회복하기 위해서 선거의 결과를 겸허히 받아들이고 철저히 겸손한 자세로 오로지 맡은 책무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절대 좌절하지 말고 이 위기가 큰 기회임을 깨닫고 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피나는 노력을 한다면 주민들의 신뢰를 회복하고 크게 도약 할 것이라 생각한다.

이번 선거로 구성된 제7대 북구의회가 협치를 기치로 내걸고 전반기 의장단 구성을 마무리하고 본격적인 의정활동을 펼치고 있다. 먼저 새롭게 출발하는 제7대 의원님들께 동료의원의 한사람으로 축하를 보낸다.

금번 북구의회는 더불어민주당 4명, 자유한국당 3명, 민중당 1명으로 구성됐다. 주민들께서는 여·야 의원을 균형과 협치를 할 수 있도록 여당의원 4명 야당의원 4명을 뽑아 여·야 동수로 만들어 주셨다. 특히 여성의원의 수가 3명으로 늘어 여성의원의 의정활동에도 많은 기대를 가져본다.

의회 본연의 사명은 집행부에 대한 견제와 감시다. 제대로 된 견제와 감시를 하라고 주민들께서 우리를 선택한 이유이기도 하다. 당리당략을 떠나 지역 발전을 위해 다양한 해결 방안을 제시하며 무모하게 반대를 위한 반대를 하는 모습보다는 서로 상대방의 입장에서 토론하는 성숙한 모습을 기대해본다.

지난 6대 의회를 돌이켜 보면 아쉬운 생각이 많이 든다. 의정활동에는 배제돼야 할 개인감정과 의원들 간의 반목과 갈등이 의정활동에 영향을 주었고 의장단 구성과 회기에도 영향을 받았다. 또한 같은 당 소속이라는 이유로 본연의 임무를 버리고 무조건 의원들 간의 편들기를 한다든지 사사건건 반대를 위한 반대를 하며 발목을 잡는 모습들을 보였다.

주민의 복리증진에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 이러한 모습들을 지켜본 경험은 7대 의회의 임기를 어떻게 보내야 합리적이고 모범적인지를 생각하게 하는 좋은 교훈이 됐다.

6대 의회의 잘못을 반성하며 7대 의회에 그만큼 거는 기대가 크다. 우선 의원들 간 반목과 갈등으로 의정활동 곳곳에서 제동이 걸리는 일이 없어야 한다. 그리고 의장단 구성이 원활히 이루어진 것과 같이 향후에도 잡음없는 활발한 의정활동을 통해 주민으로부터 신뢰받는 의회가 되어야 한다. 또한 무엇이 주민을 위한 것이고 주민을 위한 정책인지를 가려 서로 상생하고 협치하는 의회가 되도록 최선을 다해야 한다.

주민들은 자신들이 직접 뽑은 의원들이 올바른 의사결정을 통해 집행부를 견제하고 주민의 의사를 반영시켜 줄 것을 기대하고 있다. 무엇보다도 여·야를 떠나 주민을 위한 주민중심의 의회가 되어야하는 이유이다.

특히 7대 의회는 참신한 신인 의원들이 대부분으로 구성되어 이전과는 다른 의회의 모습을 만들어 갈 것이라 기대한다. 합리적이고 생산적인 의회운영과 주민의 대의기관으로서 지역발전을 위한 헌신과 왕성한 의정활동으로 20만 주민의 사랑과 신뢰를 받는 7대 의회가 되기를 소망한다.

백현조 울산 북구의회 부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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