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소운 울산옹기박물관 큐레이터

돌아오는 금요일, 외고산 옹기마을에서는 가마에 고사지내기 재현행사를 진행한다. 장인이 정성껏 만든 옹기를 가마에 넣어 소성이 잘 이루어지기를 기원하는 데 목적이 있다.

소성은 옹기를 만드는 전 과정 가운데 제일 마지막에 해당하는 단계로 완성의 결실을 이루는 데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 소성에 약간의 문제라도 발생하면 공동의 작업으로 진행된 모든 일이 수포로 돌아갈 수 있었기에 심혈을 기울여 작업할 수밖에 없었다.

과거에는 주변 환경이 비교적 열악하여 모든 가마 위에 지붕이 짜여 있지 않았다. 혹여 비라도 오면 외부에 노출된 가마를 관리하기란 여간 쉽지 않은 상황이었다. 간혹 지붕이 짜여 있어도 습도가 높을 때는 연료가 많이 소모되어 부족한 연료 대용으로 가마 지붕을 통째로 뜯어다 땔감으로 사용했다.

▲ 가마 고사

때때로 가마 온도를 유지하기 위한 임시방편으로 짚으로 이엉을 엮은 자리를 가마에 덮어 사용하기도 했는데, 자리를 덮는 과정에서 가마에 불꽃이 튀어 불이 붙는 사례도 상당수 발생했다. 가마가 불의 원리를 활용한 경사도에 자리를 잡다 보니, 불이 한 번 붙으면 삽시간에 퍼져나가기 일쑤였던 것이다. 이외에도 폭우와 같은 날씨로 가마의 일부분이 폭삭 무너져 내리기라도 하면 옹기업을 접는 경우가 허다했다.

이러한 연유로 가마에 불 지피기 행사는 한두 달에 한 번 있는 크고 중요한 일로 인식되었고, 온 정성을 다해 외부로부터 발생하는 환경적 요인을 고사를 통해 최소화하려 했던 것이다. 지방마다 각기 다양한 방식으로 운영되었던 고사는 1970년대 기름·가스 가마가 출현하면서부터 점차 사라지게 되었고, 지금은 하나의 새로운 문화로 정착돼가고 있다. 문소운 울산옹기박물관 큐레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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